지산샛강에 번진 '노동의 리듬'… 봄을 깨운 구미 발갱이들소리

길놀이부터 농요까지…생태공원이 전통의 무대로
고성농요와의 만남…세대 잇는 '소리의 유산'


농경문화의 숨결을 되살리는 '2026년 무형유산 구미 발갱이들소리 공개 행사'가 4일 구미 지산샛강생태공원에서 열렸다. 구미발갱이들소리보존회원들이 공연을 마친 후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구미시

[더팩트 | 구미=정창구 기자] 따뜻한 봄바람이 부는 주말 오후 구미 지산샛강생태공원에 낯익으면서도 낯선 울림이 번졌다. 박자에 맞춰 절로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장단, 그리고 사람들의 호흡이 하나로 모인 '소리'. 그 중심에는 오랜 세월 들판에서 이어져 온 발갱이들소리가 있었다.

지난 4일 열린 '2026년 무형유산 구미 발갱이들소리 공개 행사'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사라져가는 농경문화의 숨결을 되살리는 자리로 마련됐다.

행사의 시작은 발갱이풍물단의 길놀이였다. 꽹과리와 장구, 북소리가 어우러지며 공원 전체를 하나의 무대로 바꿔놓았고, 관람객들은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멈추고 그 울림에 귀를 기울였다.

구미 지산샛강생태공원에서 발갱이들소리보존회원들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회원들은 모내기와 김매기, 수확에 이르기까지 삶의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소리를 일정한 리듬을 이루며 관람객들의 마음을 두드려 뜨거운 반응을 얻어냈다. /구미시

이어진 무대에서는 국가무형유산 고성농요가 초청 공연으로 펼쳐지며 전통문화 교류의 의미를 더했다. 고성농요의 힘찬 선율과 발갱이들소리의 구수한 가락이 이어지며, 농요가 지닌 지역성과 보편성이 함께 드러났다.

이날 공연의 백미는 단연 발갱이들소리였다. 단순한 노래를 넘어 과거 농촌의 공동 노동 현장을 눈앞에 펼쳐 놓은 듯한 생동감을 전했다. 모내기와 김매기, 수확에 이르기까지 삶의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소리들은 일정한 리듬을 이루며 관람객들의 마음을 두드렸다.

발갱이들소리 공연은 단순한 노래를 넘어 과거 농촌의 공동 노동 현장을 눈앞에 펼쳐 놓은 듯한 생동감을 전해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구미시

관람객들 사이에서는 "처음 듣는데도 정겹다", "어릴 적 기억이 떠오른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익숙하지 않은 전통이지만 그 안에 담긴 정서는 세대를 넘어 공감으로 이어졌다.

최상만 구미발갱이들소리보존회 이사장은 "발갱이들소리는 단순한 민요를 넘어 지역민의 삶과 공동체 정신이 응축된 문화유산"이라며 "앞으로도 체계적인 전승과 보존을 통해 더 많은 시민들과 그 가치를 나누겠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경북도 무형유산으로 지정된 발갱이들소리의 공개 의무에 따라 마련됐다. 보존회는 매년 정기 행사를 통해 전통을 계승하는 한편, 시민들이 직접 체험하고 공감할 수 있는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봄날 생태공원에 울려 퍼진 농요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섰다. 그것은 사람과 사람을 잇고,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살아 있는 문화의 목소리였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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