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 해외연수 논란 이어 90% 배상 구설까지…내부통제 도마

운용사 부담 LA 연수비 1710만원
뉴욕 '마가리타빌' 펀드 고율 배상 후폭풍


하나증권은 운용사 지원 해외연수 제재에 이어 뉴욕 호텔 펀드 90% 배상 논란으로 내부통제 시험대에 올랐다. /하나증권

[더팩트|윤정원 기자] 하나증권의 내부통제 문제가 시험대에 올랐다. 운용사 지원 해외연수 제재에 이어 뉴욕 호텔 펀드 90% 배상 논란까지 겹치며 이해상충과 특혜 의혹이 동시에 제기됐다.

먼저 문제가 된 것은 운용사 지원 해외연수다. 하나증권은 한 자산운용사 펀드를 2016년 224억원, 2017~2018년 697억원 등 총 921억원어치 판매하는 과정에서 판매 우수 점포 직원 등을 대상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해외연수를 두 차례 진행했다. 이때 항공료와 숙박비, 식비 등을 포함한 약 1710만원은 운용사 측이 부담했다. 금융당국은 이를 단순 복리후생이 아닌 투자 권유와 연계된 재산상 이익 수수로 판단했고, 자본시장법상 금지되는 이해관계자 이익 수수에 해당한다고 봤다.

사안이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액수보다 성격에 있다. 판매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권유하는 위치에 있고, 운용사는 상품을 공급하는 이해관계자다. 이런 관계에서 운용사 비용으로 해외 일정을 소화했다면 상품 선정과 판매의 독립성이 훼손됐다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 업계에서 이를 단순 관행 문제가 아닌 이해상충 관리 실패로 해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판매 현장의 윤리 기준이 무뎌졌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는 점에서 1710만원이라는 금액보다 더 큰 파장을 낳고 있다는 평가다.

해외연수 논란이 과거 영업 관행의 잔재를 드러낸 사례라면, 뉴욕 호텔 펀드 배상 논란은 손실 처리 단계의 공정성 문제를 정면으로 건드린 사안이다. 문제가 된 기초자산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인근 560 7번가의 32층 호텔 '마가리타빌 리조트 타임스스퀘어'다. 하나증권·하나은행은 2019년 이 호텔의 중순위(메자닌) 대출에 약 970억원을 투입했고, 글로벌원자산운용을 통해 관련 펀드를 조성·판매했다. 이후 일부 물량은 KB증권과 보험사 등 기관 4곳에 셀다운됐다. KB증권으로 넘어간 금액만 약 369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해당 펀드의 손실이 컸던 배경에는 자산 구조의 위험성이 자리한다. 메자닌 대출은 선순위 채권자가 먼저 회수한 뒤 남는 재원으로 상환받는 구조인 만큼, 담보 자산 가격이 급락할 경우 손실을 우선적으로 떠안을 가능성이 높다. 마가리타빌 호텔은 미국 부동산 개발사 소호 프로퍼티가 약 4억4000만달러를 들여 개발했지만 코로나19 충격 이후 실적이 급격히 악화했다. 결국 2021년 9월 디폴트에 빠졌고, 경매에서는 당초 투자금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1억5000만달러에 매각됐다. 선순위 채권단조차 투자금 회수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되면서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원금 전액 손실 상품으로 인식됐다.

논란이 확산된 것은 손실이 현실화한 이후 하나증권과 하나은행이 투자자들과 사적화해를 통해 원금의 90%를 돌려주기로 하면서다. 통상적인 불완전판매 배상 비율이 40~80%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90%는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2019년 라임 사태 당시 최대 배상 비율이 80% 수준이었던 점과 비교해도 구조가 복잡한 해외 부동산 메자닌 펀드에서 90% 배상은 쉽게 보기 어려운 사례로 평가된다. 같은 기초자산을 판매한 KB증권이 초기에 30% 수준 배상안을 제시했다가 이후 80%까지 상향한 점도 하나증권 결정의 파격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시장의 시선은 배상 자체보다 배상률 산정 근거와 내부 의사결정 구조로 향하고 있다. 손실이 큰 상품이라는 이유로 판매사가 사실상 원금 대부분을 보전하는 선례를 남길 경우, 향후 다른 해외 대체투자 분쟁에서도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어서다. 더구나 동일한 기초자산을 두고 판매사별 배상 비율 격차가 컸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가입 창구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셈이어서 납득하기 쉽지 않다. 사적화해 자체가 위법은 아니더라도 '왜 90%였는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할 경우 특혜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

더욱 민감한 지점은 배상 대상자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현장검사에서 배상 대상 수익자 명단과 내부 의사결정 과정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해당 명단에 하나금융지주 최고경영진 등 일부 주요 인사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고위험 해외 부동산 펀드에서 사실상 원금에 가까운 90% 배상이 이뤄졌고, 그 대상에 그룹 핵심 인사들까지 포함됐다면 단순한 투자자 보호 차원을 넘어선 문제로 비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배상안이 순수한 소비자 보호 논리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조직 내부의 이해관계가 반영된 결과인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금감원 검사 결과에 따라 논란은 추가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단순히 배상 비율의 적정성을 넘어, 배상 판단이 어떤 회의체를 통해 이뤄졌는지, 내부 승인 절차가 적절했는지, 특정 이해관계자에게 유리하게 작동한 정황은 없는지까지 점검 대상이 될 수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마가리타빌 펀드 배상 문제까지 경영진 책임론으로 번질 경우 내부통제 전반에 대한 신뢰 저하를 피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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