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세종병원 '저체온 없는 심장 수술' 세계 주목…미국 학회 초청 강연

냉 응집 항체 환자도 가능한 대동맥궁 치환술 개발
전신관류 기반 새 순환 전략…18명 수술 모두 성공


부천세종병원 이진권 팀장 미국체외순환기술협회 컨퍼런스 강연 모습. /부천세종병원

[더팩트ㅣ부천=정일형 기자] 경기 부천세종병원이 개발한 저체온 유도 없는 특수 순환 방식의 심장 수술법이 미국 학회에 소개되며 국제적으로 주목받았다.

부천세종병원은 최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매리어트 다운타운 호텔에서 열린 '제64회 미국체외순환기술협회(AmSECT) 국제 컨퍼런스'에서 심폐기팀 이진권 팀장이 '냉 응집 항체를 가진 환자 대상 대동맥궁 치환술을 위한 대체 관류 전략'을 주제로 강연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발표는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제4회 아시아체외순환사연맹(FAPS) 학술대회'에서 호평을 받은 데 이어 미국 무대까지 진출한 사례다. 국내 심장전문병원의 수술 역량이 해외 학계에서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대동맥궁 치환술은 심장에서 목으로 이어지는 혈관이 파열될 경우 인공 혈관으로 대체하는 고난도 수술이다. 일반적으로 환자 체온을 약 26도까지 낮춘 뒤 전신 순환을 일시 정지하고, 뇌에만 혈류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혈액이 저온에서 응집되는 '냉 응집 항체'를 가진 환자는 이 같은 저체온 방식 적용이 어렵다. 수술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많았다.

이에 부천세종병원 김동진 부장과 이진권 팀장은 시뮬레이션과 임상 논의를 거쳐 저체온 유도 없이 전신 순환을 유지하는 새로운 수술 전략을 개발했다. 지난 2023년 1월에는 냉 응집 항체를 가진 78세 대동맥궁 파열 환자에게 해당 방식을 적용해 국내 최초로 수술에 성공했다.

이 수술법은 뇌관류와 동시에 하행대동맥에 풍선 카테터를 삽입해 하지관류를 병행하는 전신관류 방식이 핵심이다. 체온을 낮추지 않은 상태에서도 전신에 혈액과 산소를 지속 공급해 수술 안정성을 높인다.

병원 측은 현재까지 18명 환자에게 이 방식을 적용해 모두 수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초기 사망률은 0%였고, 신경학적 합병증과 장기 손상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진권 팀장은 "대동맥은 전신 혈류의 출발점으로 수술 변수도 많다"며 "정교한 체외순환 기술이 수술 성패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체외순환 개념을 발전시켜 전 세계 의료진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더 많은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데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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