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통상임금 판결 파장…서울시 재정부담 불가피

수천억 추가 재정 소요 예상
노조 "체불임금 지급해야"


대법원이 서울 시내버스 통상임금 소송에서 근로자 손을 들어주며 임금 산정 기준을 확대했고, 이에 따라 서울시는 수천억 원 규모의 추가 재정 부담과 요금 인상 가능성까지 안게 됐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서울 시내버스 업계의 숙원이자 노사 갈등의 도화선이었던 '통상임금 소송'에서 사법부가 노조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서울시의 추가 재정 투입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30일 서울 시내버스 업체인 동아운수 노동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한 원심을 유지하는 한편, 수당 산정 시 실제 근로시간이 노사 합의로 정한 '보장 시간'에 미달하더라도 그 보장 시간을 기준으로 미지급 수당을 계산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버스 업계는 근무 환경의 특수성 때문에 실제 운행 시간과 관계없이 노사가 일정 시간을 연장·야간근로 시간으로 미리 정해두는 합의를 하곤 한다. 2심에서는 실제 근로시간이 이 보장 시간에 미치지 못한다면 실제 일한 만큼만 수당을 주면 된다고 봤으나, 대법원은 이를 뒤집었다.

이는 통상임금 인상에 따른 추가 수당의 계산 범위를 실제 노동 시간보다 넓게 잡아야 한다는 의미다.

판결 직후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성명서를 통해 "대법원 판결은 검토의 대상이 아니라 즉각적인 집행의 대상"이라며 서울시와 사업주를 강하게 압박했다.

노조는 성명에서 "서울시가 예산 핑계와 절차적 회피로 일관하며 명백한 임금체불을 지속한다면 이는 공공기관으로서 책임을 방기하는 무책임한 행정의 극치"라고 규탄했다. 특히 지급을 미룸으로써 매일 쌓여가는 막대한 지연이자와 손해배상금이 결국 시민의 혈세로 충당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를 방치하는 서울시와 사업주의 행태를 '업무상 배임'이라고 몰아세웠다.

노조 측은 "노동의 가치를 부정당한 버스 노동자들에게 시민 안전을 강요할 수 있느냐"며 임금체불이 교통 서비스 질 저하로 직결될 것임을 경고하고 나섰다. 특히 만약 시와 사업주가 체불임금 청산을 끝내 거부한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한 강력한 투쟁에 나서겠다고 선포했다.

대법원이 서울 시내버스 근로자인 동아운수 기사들의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에 반영해야 한다고 확정 판결했다. /더팩트 DB

이번 판결로 서울 시내버스 근로자 전반의 임금이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서울시는 소급 지급해야 할 미지급 수당과 향후 증액될 인건비를 포함해 수천억원 규모의 추가 재정 부담을 안게 됐다. 시는 준공영제에 따라 시내버스 업체의 적자를 보전해주고 있다. 시가 운수업체에 지원한 금액은 2022년 8114억원, 2023년 8915억원에 달했다. 이미 매년 1조 원에 육박하는 적자 보전금을 투입하고 있는 서울시로서는 준공영제 제도 전반의 재정 부담이 한층 커지면서 운영 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다만 운송수입이 정체된 상황에서 인건비 비중만 가파르게 상승할 경우, 결국 시민의 세금 투입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거나 버스 요금 인상이 불가피해진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정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시가 추가로 부담해야할 금액은 어느정도가 될 지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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