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식 성패, 시기·의료진 숙련도·협진 체계에 달렸다

환자별 상태 반영한 정밀 설계 필수
"복수나 황달, 의식저하 증상 반복되면 전문 상담 받아야"


이옥주 교수(왼쪽 두 번째)가 만성 간부전 환자에게 공여자의 간을 이식하고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더팩트ㅣ부천=정일형 기자] 간 기능이 무너지면 전신이 붕괴된다. 말기 간질환 환자에게 간이식은 사실상 생존을 위한 유일한 선택지로, 수술 성공 여부는 의료진 숙련도와 다학제 협진 체계에 달려 있다는 점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6일 순천향대 부천병원에 따르면 간은 인체 최대 장기로 에너지 저장, 해독, 단백질 합성, 혈액 응고 등 핵심 기능을 담당한다. 이 기능이 멈추면 독소가 전신으로 퍼지고 대사 이상과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간이식은 바이러스성 간염, 알코올성 간질환, 지방간 등으로 인한 말기 간경변증과 간암, 급성간부전 환자에게 시행된다. 특히 복수, 황달, 소화기 출혈, 간성뇌증 등 비보상성 단계 증상이 나타나면 이식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수술 과정은 병든 간을 제거한 뒤 기증 간을 이식하고, 간정맥·문맥·간동맥과 담도를 순차적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뇌사자 간이식은 전체 간을 사용하지만, 생체간이식은 일부 간을 이식해 더 높은 정밀도를 요구한다. 1~2mm 오차로도 혈관이 막힐 수 있어 현미경을 활용한 미세 재건 기술이 필요하다.

문맥 혈전이나 혈관 기형이 있는 경우 혈관 재건술이 추가된다. 재이식 환자는 유착과 해부학적 변화로 수술 난도가 더 높아진다. 결국 간이식은 환자별 상태를 반영한 정밀 설계가 필수인 고난도 수술이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간담췌외과 이옥주 교수는 "수술 전 3D 혈관 구조 분석을 통해 변수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공여자 수술은 복강경 등 최소침습 방식으로 진행해 회복 부담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병원 간이식팀은 2007년 부천 지역 최초 생체 간이식 성공 이후 무수혈 간이식, 혈액형 불일치 간이식 등 고난도 수술을 잇달아 수행했다. 간문맥 혈전증, 재이식, 희귀 질환 사례까지 경험을 축적하며 안정적인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성공률을 좌우하는 또 다른 축은 협진 체계다. 간담췌외과를 중심으로 소화기내과, 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중환자실 의료진이 24시간 환자 상태를 공유한다. 합병증 발생 시 즉각 대응하고, 중재 시술로 재수술을 줄인다. 영양·재활·약제팀도 회복 전 과정에 참여한다.

이 교수는 "복수나 황달, 의식저하 증상이 반복되는데도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간암 역시 초기 단계에서 이식을 검토해야 예후가 좋다"고 말했다. 이어 "간 상태가 더 악화하기 전 전문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vv8300@tf.co.kr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