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시민 품 돌아온 소녀상…"평화가 이겼다"

바리케이드 철거에 시민들 박수 환호
1박2일 보수…"CCTV 설치 및 경비 강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을 둘러싼 바리케이드가 6년 만에 철거됐다. /박상민 기자

[더팩트ㅣ이예리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을 둘러싼 바리케이드가 6년 만에 철거됐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은 6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751차 수요시위를 열고 시민들과 함께 바리케이드 철거 행사를 진행했다. 소녀상 훼손 우려에 지난 2020년 6월 설치한 지 약 5년11개월 만이다.

정의연 관계자들은 이날 철거에 앞서 물티슈로 소녀상과 주변 바닥을 정리했다. 이어 수요시위에 참석한 시민들과 함께 소녀상 앞뒤로 설치된 바리케이드를 치웠다. 현장에선 박수와 함성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일본 정부는 전쟁 범죄 인정하고 법적 책임을 다하라', '소녀상은 지켜야 할 역사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흔들었다.

한경희 정의연 이사장은 "소녀상이 바리케이드에 갇혀 아무도 다가갈 수 없었고 그 옆 빈 의자에도 앉을 수 없었다"며 "하지만 진실을 지키려는 시민들의 노력으로 허위사실 유포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한 법 개정을 이끌었고, 역사 부정 세력 대표가 구속돼 마침내 바리케이드를 걷어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바리케이드가 철거됨으로써 소녀상이 주는 공감, 위로, 평화의 가치가 우리 사회에 더 많이 퍼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수요시위가 끝난 뒤 시민들은 바리케이드가 사라진 소녀상 옆 의자에 앉아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일부는 "일본은 사죄하라", "평화가 이겼다"고 외쳤다.

시민 안찬욱(61) 씨는 "돌아가신 사람들이 얼마나 화 났겠냐. 속이 시원하다"고 말했다. 신유진(25) 씨는 "바리케이드가 있다는 말을 듣고 할머니들이 고통에서 해방되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철거돼 다행"이라고 전했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위안부 문제를 다룬 영화 '낮은 목소리'를 보고 시위에 참여했다는 강은서(23) 씨는 "바리케이드 철거 사실을 모르고 왔는데,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며 휴대전화로 바리케이드가 철거된 소녀상을 연신 촬영했다.

소녀상 제작자인 김서경, 김운성 작가는 1박2일 간 보수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예리 기자

오후 1시55분께부터는 보수 작업이 시작됐다. 10여 명의 활동가들은 무릎을 꿇고 소녀상 구석구석을 훑으며 흙과 먼지를 걷어냈다. 치약을 묻혀 수세미와 헝겊으로 소녀상 발밑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이름이 적혀 있는 비석을 닦아내자 흐릿했던 글자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소녀상 제작자인 김서경, 김운성 작가는 1박2일 간 보수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서경 작가는 "처음 제작한 '1호 소녀상'이어서 의미가 큰 만큼 직접 보수 작업에 나서게 됐다"며 "오늘은 녹을 제거하고 틈을 메운 뒤 도색 전 단계까지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바리케이드는 지난 2020년 6월부터 일부 단체의 '모욕 시위'로 소녀상 훼손 우려가 제기되면서 설치됐다. 이후 모욕 시위를 주도해 온 김병헌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대표가 구속되면서 바리케이드 철거 논의가 본격화됐고, 지난달 1일부터는 매주 수요시위 시간에 한해 철거됐다.

경찰은 바리케이드 철거 이후에도 안전을 위해 인근에 기동대를 배치하는 등 안전 관리에 힘쓸 방침이다. 한 이사장은 "철거 이후 안전을 위해 CC(폐쇄회로)TV 설치와 경찰 경비 강화를 요청했다"며 "종로구청에도 CCTV 설치를 요청했고 검토 중인 걸로 안다"고 했다.


ye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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