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검찰, '아내 방치 살인' 육군 상사 무기징역 구형

"철저히 방치해 구더기 끓는 고통 속 사망"

아내의 몸에 구더기와 욕창이 생길 때까지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육군 부사관 김 씨에게 군검찰이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뉴시스

[더팩트 | 정예은 기자] 군 검찰이 욕창이 생긴 배우자를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육군 부사관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군검찰은 12일 제2지역군사법원 제2부 심리로 열린 경기 파주 모 육군부대 소속 상사 김모 씨의 살인 혐의 결심공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군검찰은 신체·정신적 어려움을 겪던 피해자 A 씨가 김 씨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김 씨의 방치가 피해자 사망에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군검찰은 "2024년 3월경부터 피해자가 쓴 다이어리와 편지 내용을 보면 피해자는 피고인의 도움 없이는 도보 10분 거리의 집 앞 병원도 가지 못하는 극단적 의존 상태였음이 확인된다"며 "피고인은 피해자를 돌볼 사람은 자신밖에 없고 당장 치료받게 하지 않으면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도 상황을 방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집 안과 피해자에게서 악취가 진동했다는 119 구급대원과 응급실 의사의 증언이 있는데도 피고인은 '물 썩는 냄새' 외엔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았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며 "피해자는 철저한 방치 속에 수개월간 온몸에 구더기가 들끓는 고통을 받다 사망한 점을 비춰보면 피고인의 범행 수법은 매우 잔인하다"고 덧붙였다.

김 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 입장에선 '스스로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 보겠다', '3개월만 기다려달라'던 아내의 말을 따라주는 게 상대에 대한 존중이었던 것 같다"며 "피고인 대처에 아쉬움은 있지만 정신적 아픔에 대한 각자의 인식과 대응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김 씨는 최후진술에서 A 씨의 이름을 언급하며 "끝까지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군검찰은 이날 피고인 신문에서 김 씨가 지난해 11월17일 '고독사 청소', '정신병 방치', '시체유기 형량' 등을 검색한 이유를 집중 추궁했다. 이날은 '아내에게 의식이 없다'는 김 씨 신고로 피해자가 병원 응급실로 이송된 날이자, 사망 하루 전날이었다.

당시 검색 목적을 묻는 군검찰 신문에 김 씨는 "기억나지 않는다"는 답했다.

오물이 묻은 이불 사진을 제시하며 '냄새도 심하게 났을 텐데 정말 아내 상태를 몰랐던 것이 맞냐'고 묻자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물 썩는 냄새가 나서 화장실 청소를 한 건 맞다"면서도 "이불에 구더기가 있는 것도 신고 당일 구급대원들이 이불을 들춰봐서 알게 된 것"이라고 항변했다.

공판 끝무렵에 발언 기회를 얻은 피해자의 어머니는 "아직도 딸의 죽음이 믿기지 않고 김 씨가 왜 날마다 전화해서 딸이 나아지고 있다고 말한 건지도 모르겠다"며 "이 법정에서라도 딸의 죽음과 관련한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오열했다.

방청석을 가득 메웠던 유족들은 재판이 끝나고 퇴정하는 김 씨를 향해 "사람이 썩어 죽었는데 같이 살던 사람이 몰랐던 게 말이 되냐"고 외치기도 했다.

경기 파주 한 육군 부대 상사인 김 씨는 지난해 8월부터 우울증을 앓던 배우자 B 씨에게 욕창이 생겼는데도 치료나 보호조치를 하지않아 사망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선고공판은 내달 2일 열릴 예정이다.

ye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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