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신약 허가 '속도전'…한미 비만약, 44호 타이틀 도전

식약처 신속심사에 허가 늘어...한미, 에페글레나타이드 승인 기대

한미약품의 비만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가 44호 신약으로 등극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한미약품 본사. /한미약품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국산 신약 허가가 빨라지는 가운데 업계 시선은 한미약품의 비만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가 44호 타이틀을 거머쥘지에 쏠리고 있다. 한미약품은 올해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품목허가 심사 단계에 있는 의약품 중 가장 큰 주목을 받는 품목은 한미약품의 에페글레나타이드다.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계열의 주 1회 투여 제형으로 개발됐으며 지난해 12월 식약처에 허가를 신청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최근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GIFT) 대상으로 지정되어 허가 시점이 앞당겨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44호 신약'에 등극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 등 GLP-1 계열의 비만 치료제가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을 휩쓸면서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최초의 국산 GLP-1 비만치료제로 개발 단계부터 관심을 모았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서구인 중심의 임상 데이터를 가진 위고비·마운자로와 달리, 한국인 체형과 체중을 반영한 '한국형 비만치료제'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서구권 비만 기준인 체질량지수(BMI) 30 이상보다 낮은 BMI 25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됐다. 임상 3상 결과 최대 30% 수준의 감량 효과를 확인했다. 위장관계 부작용을 크게 개선하고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중 심혈관 및 신장 보호 효능이 우수하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한미약품은 올해 하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도매가 20~30만원선인 위고비·마운자로보다 낮은 가격으로 출시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단 전략이다. 2027년 연 매출 1000억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품목으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외산 제품 대비 우수한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수입약들의 고질적 문제인 공급 부족 이슈에서 자유롭다"고 강조했다.

한미약품 외에도 독자적인 기술력을 앞세운 신약 후보들이 허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셀비온이 개발 중인 '포큐보타이드'는 전립선암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으로, 임상 2상 결과를 토대로 작년 말 조건부 허가를 신청했다. 포큐보타이드도 현재 GIFT 대상으로 지정돼 있다. 신약으로 승인될 경우 국내 최초의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신약이 된다. 지엘팜텍과 아주약품이 공동 개발한 '레코플라본' 역시 국내 임상 3상을 완료하고 허가 심사를 진행 중이다. 레코플라본이 허가를 획득하면 국내 최초의 안구건조증 신약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과거 국산 신약은 1999년 1호 신약 출시 이후 연평균 허가 건수가 2개 미만에 머물렀으나 최근 들어 그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의 연구개발(R&D) 저변 확대와 질적 성장이 뒷받침된 결과"라며 "과거 항암제나 항생제 위주였던 신약 라인업이 최근 키메라항원수용체T세포(CAR-T), 방사성의약품, 비만 치료제 등 고난도 바이오 기술 영역으로 확대되며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신속 심사 지원도 핵심 동력이다. 식약처는 지난해부터 품목별 전담팀 구성과 대면 심사 확대를 통해 신약 허가 기간을 기존 420일에서 295일 이내로 대폭 단축했다. 특히 GIFT 제도는 암 등 중증·희귀질환 치료제 심사 기간을 법정 기한보다 25% 이상 줄여, 혁신 의약품이 시장에 조기 안착할 수 있도록 전방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신속심사 제도 도입 이후 허가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의 신약 신청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며 "대기 중인 후보 품목들이 올해 안에 모두 허가를 받을 경우, 역대 최다 기록 경신과 함께 K-바이오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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