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부터 깎고 인증은 나중에"…인증 준비 제약사, 가산 4개월 제외

8월 제네릭 약가 인하, 혁신형·준혁신형 인증 12월 확정
30여개 신규인증 준비...업계 "약가인하 시점 연말로 미뤄"


정부가 오는 8월 제네릭(복제약) 가격 인하를 추진 중인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혁신형·준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이후로 일정을 미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뉴시스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정부가 약가 인하 내용의 '약가제도 개편안'을 오는 8월 시행하지만 '혁신형 제약기업' 신규 인증은 12월 확정하면서 신규 인증을 준비 중인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4개월 간 혁신형 제약기업 가산 혜택에서 제외된다며 우려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약가인하 시점을 인증 후로 미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 14일 제네릭(복제약) 약가를 인하하는 내용의 '약제의 결정 및 조정 기준' 일부개정고시안을 행정예고했다. 정부는 오는 7월13일까지 의견을 수렴한 뒤 8월1일부터 곧바로 인하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개편안에 따르면 기등재된 제네릭의 상한 금액 산정률은 기존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의 53.55%에서 45%로 인하된다.

반면 제약사의 혁신성을 평가해 약가 우대 자격을 부여하는 '혁신형·준혁신형 제약기업'의 신규 인증 일정은 8월에 신청 접수를 시작해 12월 말에나 최종 명단이 확정된다. 이에 따라 8월 약가 인하 시행 시점부터 12월 인증 결과 발표 전까지 약 4개월간의 '행정 공백'이 발생하게 된다.

혁신형 제약기업은 정부가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신약 개발 역량과 글로벌 진출 가능성이 우수한 제약사를 지정해 집중 지원하는 제도다. 매출액 1000억원 미만 기업은 최근 3년 평균 연구개발(R&D) 비중 7%, 1000억원 이상은 5% 이상일 경우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인증받는다. 앞으로는 연구개발 비중 기준이 강화된다. 지난 3월 복지부가 입법예고한 제약산업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에 따르면 정부는 혁신형 제약기업의 연구개발 투자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인증 요건 중 의약품 매출액 대비 의약품 연구개발비 비율 기준을 각각 2%포인트(p)씩 높인다. 기업 준비기간을 고려해 시행일로부터 3년간 적용을 유예한다.

이번 개편안에서는 R&D 비중이 5~7%대에 포진한 기업들을 위해 '준혁신형 제약기업' 기준도 새롭게 신설됐다.

혁신혁 제약기업 인증은 약가 인하 국면에서 기업의 매출을 방어할 수 있는 대응책으로 제시됐다.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인증받은 품목은 60%의 약가를 가산 적용받아 최대 4년간 기존보다 높은 수준으로 가격을 유지할 수 있다. 신설되는 준혁신형 제약기업 역시 50%의 산정률을 적용받는다. 즉, 인증 여부에 따라 제품 가격이 최소 5%포인트에서 최대 15%포인트까지 차이 나게 된다.

문제는 현재 혁신형 및 준혁신형 제약기업 신규 인증을 준비 중인 30여 개 이상의 중견·중소 제약사들이다.

정부 계획대로 8월에 약가 인하가 먼저 단행되면, 이들 기업은 아무리 높은 R&D 투자 실적을 가졌더라도 12월 말 최종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일반 기업'으로 분류된다. 결국 이 기간 동안 새로 출시되거나 기존에 등재된 복제약들은 가산 혜택 없이 가장 낮은 수준인 45%의 약가로 깎이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피해규모를 금액적으로 추산하기도 어렵다. 전체 제약사 약국 도매가 약가 재산정과 정산 작업을 반복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행정낭비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준혁신형 제도도 아직 윤곽이 나온게 없으니 이런 혼란이 최소 한번 더 반복된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고 했다.

그는 "특히, 준혁신형 제약기업의 선정 및 평가 방법, 결격 사유에 대한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혁신형·준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전 약가인하는 정부가 기업들의 신약개발 의지 강화를 위해 마련한 제도를 무용지물로 만들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pi@tf.co.kr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