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셧다운 악몽이" 노조 총파업 D-2 평택고덕 등 지역상권 '초긴장'

'중동 전쟁 이어 총파업 악재까지' 상인들, 노조 겨냥 시선 '싸늘'
수원·용인·평택·화성 등 상황 예의주시


19일 낮 12시 경기도 화성시 소재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인근 상가.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21일)을 이틀여 앞두고 점심시간임에도 상가 일대가 다소 한가한 모습이다. /박아론 기자

[더팩트ㅣ수원=박아론 기자] "정부 바뀌고 이제야 숨통 트이나 했더니, 중동 전쟁에 이어 삼성전자 총파업 악재까지 겹치다니…코로나19 때보다 더 힘든 거 같아요."

19일 오후 1시 경기 화성시 소재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인근 상가에서 10여년째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는 자영업자 A씨(70대)는 이틀여 앞으로 다가온 '삼성전자 노조 총파업'을 우려하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노사간 마지막 협상이 될 수 있는 2차 사후조정 과정에서 진통이 이어지자 파업 현실화를 실감하면서다. 실제 A씨의 고깃집이 위치한 상가 주 고객층은 대부분 삼성 직원들이다. 상인들은 파업이 이어진다면 매출 직격탄으로 이어질 것은 불보듯 뻔할 거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A씨는 "이미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 예고가 있은 뒤로부터 관리감독 인원부터 빠지는 지 손님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며 "중동 전쟁 장기화로 경기침체가 이어지며 매출이 30%가량 줄었는데, 주 고객층 마저 빠진다면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 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인근에서 한식집을 운영하고 있는 자영업자 B씨(50대)도 막 점심 장사를 마치고 여느 때와 같지 않은 매출에 울상을 짓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는 "이 자리에서만 장사를 한지 14년 만에 처음 겪는 일"이라고 했다.

19일 오후 1시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직원들이 인근 식당가에서 식사를 하고 회사로 복귀하고 있다. /박아론 기자

B씨는 "(삼성전자 노조 파업 발표 이후) 급격하게 매출이 좋지 않아져 종일 직원을 쓰다가 이제는 반나절만 쓰고, 직접 일을 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때는 지원금이라도 있었지,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노조는 대화로 풀어갈 생각을 해야지, (한국 대표 기업에서 일을 하면서) 자신들의 이익만 생각해서 파업을 한다는 것은 도둑놈 심보"라면서 "정말 잘못 생각하고 파업에 나서는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반도체 웨이퍼 생산 시설을 갖추고 4개의 팹이 가동되고 있는 세계 최대 반도체 공장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인근 상인들이 겪는 위기감은 남다른 상황이다.

이들 상인들은 지난 2023년 반도체 업황 악화 당시 이른 바 '팹(Fab) 셧다운' 사태를 겪으며 일부 상가들은 문을 닫아야 하는 등 악재를 겪은 바 있다.

이로 인해 이날 오후 2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게이트1에서 소상공인연합회, 경기도 소상공인연합회, 평택시소상공인연합회 주최로 삼성전자 노조 파업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적인 행동에 나섰다.

고덕상인회 초대 회장인 송윤숙 씨(59)는 이 자리에서 "2022년 김밥집 문을 열었다가 1년 만에 2023년 삼성 셧다운 사태로 5000만 원 손해를 보고 결국 문을 닫아야 했다"면서 "2년 만에 또 삼성 노조 파업 소식을 듣고, 또 줄 폐업이 이어졌던 그날의 악몽이 떠올라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울먹였다.

이어 "양보하고 타협해서 중재안을 마련해야지 개인이 손해본다는 생각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은 이기적인 행동"이라면서 "지역 상인들과 시민에게 돌아올 피해와 지역 경제에 미칠 치명적인 파장을 무겁게 인식하고 대승적 결단을 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19일 오후 2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노조 총파업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연 소상공인연합회 등 소속 소상공인들. /박아론 기자

삼성전자 노조는 오는 21일 약 5만여명(주최 측 추산)이 동참하는 총파업 단행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오전 10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 자리에서 막판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 본사가 소재해 있는 수원을 비롯해 주요 생산라인이 가동되고 있는 평택, 용인, 화성 등 4개 지자체도 협상 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실제 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해당 지역 상권을 중심으로 지역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반도체 업계 악화에서 벗어나 호황으로 접어들면서 세수 확대를 예상하고 있던 터라, 노조의 파업이 더더욱 달갑지 않기는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용인시 등 지자체 관계자들은 "실제 파업이 되질 않기 바라는 마음으로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면서 "추후 파업이 실제 이어진다면 대책을 세울 예정"이라고 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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