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절벽' 롯데바이오로직스…송도 공장 앞두고 시험대

BMS 계약 종료 후 생산량·가동률 급감…1분기 영업손실 562억
8월 송도 1공장 준공…"상업화 단계 대규모 수주 과제"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올해 1분기 '수주 공백'에 빠지면서 생산 실적이 감소하는 모습이다. 사진은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송도 일대에 건설 중인 바이오캠퍼스 조감도. /롯데바이오로직스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올해 1분기 '수주 공백'에 빠진 모습이다. 출범 초기 매출을 지탱하던 글로벌 제약사와 대형 계약이 종료된 이후 이를 대체할 만한 대규모 수주를 제때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는 8월 인천 송도 제1공장 준공을 앞두고 실질적인 상업 생산 물량 확보가 과제로 떠올랐다.

21일 롯데지주의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올해 1분기 생산 실적은 3배치(Batch·동일한 제조 과정을 거쳐 균일한 특성과 품질을 갖는 의약품이나 원료의 제조단위)에 그쳤다. 연간 생산 실적이 2025년 67배치, 2024년 73배치였던 점을 감안하면 분기 생산량이 사실상 월 1배치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 공장의 가동률도 지난해 74%에서 올해 1분기 14%로 급감했다.

이는 지난 2022년 회사 출범 당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으로부터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하며 승계받았던 3년 치 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약이 지난 1월부로 종료된 영향이다. BMS가 재계약 과정에서 일부 물량만 갱신함에 따라 대규모 수주 공백이 현실화됐다. 신규 수주가 필요하지만 시러큐스 공장이 4만ℓ 규모에 불과해 대규모 신규 수주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공장 가동률이 바닥을 치면서 재무 부담도 커지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1분기 매출은 전분기 219억원 대비 43% 감소한 125억원에 머물렀다. 반면 고정비 부담과 대규모 시설 투자, 초기 가동 비용 등이 겹치면서 영업손실은 전분기 209억원 대비 149% 불어난 562억원을 기록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임상 단계의 신규 수주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1월 일본 라쿠텐메디칼에 이어 지난 4월 미국 항암 바이오 기업 및 일본 제약사, 이달 영국 바이오기업 오티모 파마와 항체의약품 '잔키스토미그'의 원료의약품(DS) 위탁생산 및 공정개발 추가 계약을 체결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 같은 임상 단계 후보물질 위주의 수주만으로는 당장 급격한 매출 회복이나 가동률 견인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계약 규모가 공개되지 않은 소규모 물량이 많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장 가동률을 본격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대량 양산이 가능한 상업화 단계의 대형 수주가 필수적"이라고 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오는 8월 준공을 앞둔 인천 송도 바이오 캠퍼스 제1공장(12만ℓ 규모)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내년 상반기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하는 송도 1공장이 가동되면 시러큐스 공장과 함께 북미·아시아를 잇는 생산 체제가 완성된다. 다만 만약 이때까지 대형 글로벌 고객사를 잡지 못하면 천문학적인 고정비 부담이 회사와 그룹 전체의 재무 리스크로 전가될 수 있다. 이미 롯데그룹이 5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롯데바이오로직스에 투입한 누적 지원 금액만 1조600억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스위스 론자, 한국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글로벌 선두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증설하며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후발주자인 롯데가 자리를 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상반기 확보한 신규 고객사 물량이 실제 매출로 인식되는 올해 하반기부터 송도 공장 가동 전까지의 수주 성과가 롯데바이오 사업의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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