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8000 불장인데 대형사만 독주…중소형사 역성장

PF 축소 이후 수익성 둔화
대형-중소형 증권사 양극화 심화


코스피가 사상 첫 8000선을 돌파하며 증시 활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iM증권 등 일부 중소형 증권사들은 PF 축소 이후 뚜렷한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한 채 대형사와의 격차 확대에 직면하고 있다. /iM증권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코스피가 8000선을 재돌파하며 국내 증시가 초강세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iM증권 등 일부 중소형 증권사들은 실적 부진과 성장 동력 부재라는 이중 부담에 직면하고 있다. 과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중심 전략으로 빠르게 몸집을 키웠던 중소형사들이 PF 축소 이후 뚜렷한 대체 수익원을 찾지 못하면서 증시 활황 속에서도 대형사와의 격차가 더 벌어지는 모습이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iM증권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2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6% 감소했다. 코스피 급등과 거래대금 폭증으로 증권업계 전반이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간 것과 대조적인 흐름이다.

시장에서는 iM증권의 부진을 중소형 증권사들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단면으로 보고 있다. PF 시장 호황기에는 공격적인 부동산금융 영업을 통해 단기간 고수익 창출이 가능했지만 최근에는 PF 부실 우려와 건전성 규제 강화로 과거와 같은 전략을 유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PF 이후의 성장 동력이 아직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과거 PF 중심 구조에서는 높은 리스크를 감수하는 대신 빠른 수익 확대가 가능했지만 현재는 건전성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전략이 바뀌면서 수익 성장 속도 역시 둔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대형 증권사들이 WM과 글로벌 투자, 발행어음, 트레이딩 등을 기반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하는 동안 중소형 증권사들은 상대적으로 제한된 사업 구조 안에서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iM증권 역시 PF 의존도를 낮추는 과정에서 시장점유율과 수익성이 과거 대비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소형 증권사 전반의 실적 흐름도 엇갈렸다. 자기자본 기준 11~25위 증권사 가운데 신영증권을 제외한 14개사의 올해 1분기 합산 순이익은 467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2944억원) 대비 58.7% 증가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키움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신한투자증권·메리츠증권·대신증권·하나증권 등 10대 증권사의 1분기 합산 순이익은 4조3323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271억원) 대비 113.7% 급증했다. 이에 따라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순이익 격차는 지난해 1분기 6.8배에서 올해 9.27배까지 확대됐다.

특히 증시 활황의 핵심 수혜가 브로커리지 부문에 집중되면서 리테일 경쟁력이 약한 중소형사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 커지고 있다. 올해 1분기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66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8조6000억원) 대비 약 3.6배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1분기 순이익 1조19억원 가운데 약 4594억원을 브로커리지 수익으로 거둬들이며 업계 최초 '분기 순이익 1조원'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173% 증가한 3138억원을 기록했다.

토스증권이 해외주식 브로커리지 경쟁력을 앞세워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117억원을 기록하며 중소형 증권사 가운데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국내주식 무료 수수료 정책 영향으로 국내주식 수수료 수익은 급감했다. /토스증권

반면 중소형사들의 성적표는 크게 엇갈렸다. 토스증권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117억원을 기록하며 중소형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을 올렸다. 자기자본은 약 7000억원 수준이지만 해외주식 브로커리지 경쟁력을 기반으로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비중이 전체의 99.4%에 달했다. 다만 국내주식 거래 규모가 전년 대비 608% 증가했음에도 무료 수수료 정책 영향으로 국내주식 수수료 수익은 지난해 1분기 50억원에서 올해 3800만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유진투자증권도 브로커리지와 자기매매 수익 증가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지난해 59억원에서 올해 665억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위탁매매 순이익은 42억원에서 155억원으로 3.6배 늘었고, 자기매매 수익은 172억원에서 823억원으로 4.7배 증가했다. 유안타증권과 LS증권 역시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증시 활황 수혜를 누렸다.

반면 한화투자증권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7% 감소했고, 부국증권 역시 29.9% 줄었다. PF와 일부 기업금융(IB) 딜 의존도가 높았던 증권사들은 거래대금 증가 효과를 충분히 누리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증권업 수익 구조가 브로커리지와 대형 리테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중소형 증권사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IPO와 유상증자 시장 규제 강화, PF 시장 회복 지연 등이 겹치며 중소형사의 전통적 먹거리였던 ECM·IB 부문 회복 속도도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중소형 증권사들은 체급 확대와 신사업 진출로 활로를 찾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1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의하며 자기자본을 기존 1조2250억원에서 2조2000억원대로 확대하기로 했다. 교보증권 역시 2029년까지 자기자본 3조원을 확보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인가를 추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동시에 토큰증권(STO)과 디지털자산, 해외 파생상품 등 신사업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다올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 BNK투자증권, DB증권, iM증권 등은 코스콤 기반 STO 플랫폼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약 5978억원을 투입해 두나무 지분율을 기존 5.94%에서 9.84%까지 확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PF 중심 성장 모델이 사실상 한계에 직면한 상황에서 중소형 증권사들이 새로운 수익 구조를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느냐가 향후 생존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며 "특히 리테일과 WM 경쟁력이 약한 증권사일수록 고민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chris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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