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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수원=이승호 기자] 선거 유세 차량에 오른 딸은 정치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고 늦은 밤 돌아오던, 어린 시절 얼굴조차 흐릿했던 아버지. 서운함이 더 많았던 기억 속의 아버지를 꺼냈다.
선거 막바지에 접어든 지난 29일 하은호 국민의힘군포시장 후보에게 뜻밖의 지원군이 찾아왔다.
20년 가까운 정치 인생에서 단 한 번도 유세 현장에 세우지 않았던 딸 정수 씨였다. 공개하기 어려운 가정사 탓에, 그동안 "도와달라" 한 마디 못했던 딸이다.
아버지 곁에 서서 새벽 거리 인사부터 나선 딸은 이날 오후 산본로데오거리 원형광장에서는 마이크까지 잡았다.
"정치인 가족이 아닌 아버지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딸의 마음으로 여러분께 인사드립니다."
짧고 담담한 이 첫 마디에 하 후보는 눈시울부터 붉혔다.
정수 씨는 "아침 일찍 집을 나서고 밤이 깊어서야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오던 아버지였다"며 "어린 나보다 불 꺼진 상점 앞 상인들, 어르신들, 아이 키우는 부모들의 삶을 더 걱정했던 서운한 어버지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서야 아버지가 향했던 곳이 권력이나 자리가 아니라 사람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오해와 비난 앞에 서야 하는 날에도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신발 끈을 질끈 묶고 나섰던 아버지"라고도 했다.
'울컥'한 듯 잠시 숨을 고르는 딸의 모습에 하 후보도 고개를 숙였다.
딸의 짧은 고백 뒤 유세 현장은 다시 지지자들의 구호와 선거송으로 채워졌지만, 하 후보에게 남은 여운은 쉽게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하 후보는 "고맙고, 또 고맙다. 그리고 미안하다"라고 말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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