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석] '열겠습니다'를 '했습니다'로 바꾸는 선거
논산시장 선거에 나선 오인환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백성현 국민의힘 후보. /김형중 기자

[더팩트ㅣ세종=김형중 기자] 6·3 지방선거가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충남 논산시장 선거판이 다시 거친 네거티브 공방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정책 경쟁보다 상대 후보의 표현 하나를 물고 늘어지는 소모적 프레임 싸움이 유권자들의 피로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오인환 후보 측은 국민의힘 백성현 후보의 선거홍보물을 겨냥해 '치적 부풀리기' 의혹을 제기했다. 문제 삼은 핵심은 '투자 5조, 일자리 2만 시대를 열겠습니다'라는 표현이었다. 오 후보 측은 이를 마치 이미 달성한 성과처럼 홍보했다며 공격에 나섰다.

하지만 공보물 문구를 그대로 읽어보면 표현은 분명 미래형이다. '열겠습니다'와 '열었습니다'는 전혀 다른 의미다. 미래 비전과 목표를 제시한 문장을 완료형 성과처럼 규정해 공격하는 것은 다분히 정치적 해석이 개입됐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선거에서 비판과 검증은 반드시 필요하다. 후보의 공약이 실현 가능한지, 실제 행정 성과가 맞는지 따져 묻는 일은 유권자의 알 권리와 직결된다. 그러나 기본적인 문맥과 표현까지 의도적으로 비틀기 시작하면 정책 검증은 사라지고 정쟁만 남게 된다.

국방미래기술연구소 유치 논란 역시 마찬가지다. 지방정부의 대형 국책사업은 특정 시점 한 번의 결정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이전 행정의 기반 작업, 현직 시장의 협의와 유치 노력, 중앙정부의 정책 판단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물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선거철만 되면 모든 공은 '내 것', 모든 책임은 '남 탓'이 되는 장면이 반복된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논산시장 선거가 미래 비전 경쟁보다 감정적 충돌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는 점이다.

시민들이 궁금한 것은 누가 상대를 더 세게 공격하느냐가 아니다. 논산의 인구 감소를 어떻게 막을 것인지, 국방산업과 농업·교육을 어떻게 연결해 지역 경제를 살릴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해법이다.

선거는 결국 시민의 삶을 맡길 사람을 뽑는 과정이다. 상대 후보의 문장을 억지로 비틀어 공격하는 데 집중할수록 정작 시민의 삶은 선거판 밖으로 밀려난다.

막판 선거전일수록 필요한 것은 더 큰 목소리가 아니라 더 정확한 사실과 더 진지한 정책 경쟁이다.

tfcc202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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