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바다가 준 처방전'…울릉도 선조들의 삶과 지혜 만나다

독도박물관·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공동 기획전
1년간 독도박물관 전시…울릉도 전통의료 조명


울릉군과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이 공동 기획한 특별전 '울릉도의 전통의료-산과 바다의 처방전'이 1일부터 1년간 독도박물관 별관에서 열린다. /독도박물관

[더팩트ㅣ울릉=김성권 기자] 전문 의료진도, 병원도 없던 시절. 갑작스러운 질병과 부상은 섬 주민들에게 곧 생존의 문제였다. 육지와 멀리 떨어진 울릉도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아픔을 이겨냈을까.

울릉군독도박물관과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이 공동 기획한 특별전 '울릉도의 전통의료-산과 바다의 처방전'이 그 해답을 들려준다. 1일부터 1년간 독도박물관 별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울릉도 개척민들이 자연 속에서 찾아낸 치유의 지혜와 섬 고유의 의료문화를 한눈에 조명한다.

과거 울릉도는 의료시설은 물론 의약품조차 쉽게 구할 수 없는 고립된 공간이었다. 주민들은 내륙에서 전해 내려온 민간요법을 바탕으로 울릉도의 독특한 자연 환경에 적응하며 자신들만의 의료 체계를 발전시켰다.

산에서 자라는 약용식물과 해안에서 얻을 수 있는 해양생물을 활용해 질병을 치료하고 상처를 돌보는 방식은 단순한 민간요법을 넘어 섬 주민들의 생존 전략이었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전통의료가 울릉도의 자연과 생활문화 속에서 어떻게 형성되고 전승됐는지를 보여준다.

전시의 핵심은 울릉도 주민들이 실제 생활 속에서 활용했던 다양한 치료법이다.

감기, 배탈, 화상, 종기, 찰과상과 열상, 피부병, 골절·염좌·근육통, 충치, 동상 등 일상에서 흔히 겪는 9가지 질환에 대한 총 54가지 전통 처방이 소개된다.

울릉군과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이 공동 기획한 특별전 '울릉도의 전통의료-산과 바다의 처방전'이 1일부터 1년간 독도박물관 별관에서 열린다. /독도박물관

관람객들은 치료 과정과 방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픽토그램을 통해 쉽고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으며, 실제 치료에 사용됐던 식물 표본과 생물 모형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울릉도 특유의 자연 환경이 만들어낸 독창적인 치료법들은 섬 문화가 가진 생태적 가치와 전통지식의 중요성을 새롭게 일깨워 준다.

이번 전시는 전통의료뿐 아니라 울릉도 의료 발전을 위해 헌신한 인물들의 삶도 함께 조명한다.

울릉도를 대표하는 한의사였던 고(故) 김하우 선생의 의료봉사 활동과 생전 사용했던 의학서, 의료도구 등이 공개되며, 울릉도 최초의 서구식 병원을 설립한 이일선 목사의 발자취도 소개된다.

또한 그의 의료활동을 기록한 세미다큐멘터리 영상 'Island Doctor'가 상영돼 열악한 의료 환경 속에서도 주민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헌신했던 의료인의 숭고한 정신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들의 기록은 전통 민간의료에서 근대 의료 체계로 전환되는 울릉도의 역사적 흐름을 보여주는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울릉군과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이 공동 기획한 특별전 '울릉도의 전통의료-산과 바다의 처방전'이 1일부터 1년간 독도박물관 별관에서 열린다. /독도박물관

오늘날 우리는 병원과 약국을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나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울릉도 주민들은 산과 바다에서 얻은 재료로 가족의 건강을 돌보며 살아야 했다.

이번 특별전은 단순히 옛 치료법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자연을 정복의 대상이 아닌 공존과 치유의 동반자로 바라보았던 선조들의 삶의 철학을 되새기게 한다.

변춘례 독도박물관장은 "점차 사라져가는 도서 지역 전통문화를 기록하고 보존하는 동시에 자연과 함께 살아온 울릉도 선조들의 지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푸른 바다와 깊은 산이 품은 생명의 지혜. 독도박물관 별관에서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울릉도가 간직한 또 하나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만나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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