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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포항=박진홍 기자] 6·3 지방선거에서 극적인 장면 중 하나는 박용선 포항시장 당선인의 등장이다.
그는 4일 오전 선거 개표 결과 투표수 23만 7901명 가운데 49.29%를 얻어 박희정 더불어민주당 후보(32.48%) 와 박승호 무소속 후보(18.22%)를 제치고 포항시장에 당선됐다.
지역 정가에서는 벌써부터 그를 향한 다양한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그를 상징하는 키워드는 '자수성가'다.
강원도 평창 출신으로 포항제철공고를 졸업한 뒤 포스코 현장직으로 16여 년간 땀 흘렸던 그였다.
퇴직 후 사업가로 변신한 그는 이상득 전 국회의원의 한나라당 포항 남·울릉 당협에서 정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경북도의회 3선 의원과 부의장을 거치며 차근차근 체급을 키웠다.
이번 선거에서는 무려 11명이 맞붙은 국민의힘 당내 경선이라는 사투 끝에 공천권을 거머쥐었고, 결국 포항시장직까지 직진했다.
그의 성실함은 부부의 닮은꼴 행보에서도 증명된다.
아내 장재필 여사 역시 지난 1988년 포항여고 3학년 시절 인문계 직업반을 거쳐 포스코 행정직으로 입사했다가 수년 뒤 기능직으로 전환하는 뚝심을 보였다.
현장 근무 중 금속재료기능장을 취득해 지금까지 해당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베테랑이다.
평범한 시민의 삶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들 부부의 이력은 그 자체로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역대 포항시장들이 주로 중앙 관료나 엘리트 출신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박 당선인은 철저한 '아웃사이더'다.
하지만 이 약점은 뒤집어보면 강점이 된다.
국가권력이나 대자본의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 '글로컬 리더(Global Local Leader)'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대표적인 아웃사이더 출신의 지도자다.
물론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정치·사회적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보니 재선을 의식한 조급한 실적주의에 빠질 수 있다.
자칫 중앙 권력이나 토호 세력에 휘둘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해법은 본질에 있다.
박 당선인이 공언한 '시민 중심의 시정'을 중심에 두고, 2600여 명의 포항시 공직 사회를 효율적으로 구동하는 것이 먼저다.
여기에 우수한 고급 인력을 기용해 중앙정부 및 여권과의 인적 네트워크를 가성비 높게 활용한다면 우려는 기우에 그칠 수 있다.
박 당선인의 또다른 강점은 신중함과 치밀한 판단력이다.
경북도청과 도의회 간부 공무원들은 " 12년 의정활동 기간 치러진 수차례의 의장·부의장 선거에서 그가 지원한 후보가 단 한차례도 낙마한 적이 없다"며 "기획력과 전략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다만 임기 초반 마주할 현실적 과제는 녹록지 않다.
당장 선거 공신들에 대한 '과도한 논공행상' 우려와 현재 걸려 있는 '사법 리스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지역 국회의원들과 경선 탈락 후보 4명이 박 당선인을 전폭 지원한 만큼, 이들과의 관계 설정이 숙제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과거 포항 정치는 양 국회의원들과 시장이 팽팽한 3각 균형을 이룰 때 가장 건강했다"며 "2년 뒤 총선을 앞두고 적절한 정치적 덧셈과 뺄셈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당선인은 출사표를 던진 후 시종일관 "반듯한 시정을 펼치고 싶다"고 강조해 왔다.
공직선거법 등 2건의 고발 사건에 대해 법조계의 시선은 비교적 완만하다.
한 법조계 인사는 "악의적인 금품 수수 등이 아니고 누락된 자금을 보전한 성격이 짙어 당선무효형까지 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면서도 "초기 법적 대응을 얼마나 매끄럽게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프랑스 문호 앙드레 지드는 "평범함, 그것이 바로 비범함"이라고 말했다.
지극히 평범했던 소시민에서 인구 50만 대도시의 수장이 된 박용선. 그가 써 내려갈 '인생 역전 스토리'의 '속편'을 기대해 본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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