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다음은 '현대차'…피지컬AI 업고 ETF 시장 달군다

운용업계, 혼합형 등 다양한 상품 출시
현대차, 車 넘어 피지컬AI 강자로 부상


현대자동차그룹이 피지컬AI 대장주로 떠오르면서 자산운용업계가 앞다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7일 서울 을지로 우래옥에서 오찬 회동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현대차가 '피지컬 인공지능(AI)'의 유력한 대장주로 부상하면서, 자산운용업계는 현대차그룹 밸류체인을 테마로 한 ETF 신규 상장에 앞다퉈 뛰어드는 모습이다.

8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오는 9일 'KODEX 현대차로보틱스밸류체인TOP3플러스' ETF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이 상품은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 사업과 관련된 국내외 10개 기업에 투자하는 패시브 ETF다. 현대오토에버, 현대글로비스, 현대위아 등 로보틱스 밸류체인의 핵심 계열사까지 촘촘히 편입했다.

최근 시장에서는 현대차를 단순한 전통 완성차 제조사가 아닌, AI와 로봇을 아우르는 '피지컬 AI 플랫폼' 기업으로 재평가하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특히 지난해 1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략 산업으로서 휴머노이드 로봇 육성 방침을 밝히면서 현대차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 거점을 둔 로보틱스 전문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덩달아 커졌다. 현대차는 지난 2021년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전격 인수하며 로봇 시장에 발을 들인 바 있다.

반도체에 이어 AI를 현실 세계에 구현하는 '피지컬 AI'가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르자 현대차그룹의 주가도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최근 한 달간 현대차 주가는 22.3% 상승했으며, 주요 계열사인 현대모비스(57.8%)와 현대오토에버(83.5%) 역시 급등세를 연출했다.

증권가에서도 현대차그룹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 조정하고 있다. 목표가 최고치는 KB증권이 제시한 120만원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2035년 시장 점유율을 44.3%로 전망한다"며 "현대차가 휴머노이드 산업을 선도함으로써 전세계 피지컬 AI 산업의 대표 주자로 도약할 것"이라고 짚었다.

운용업계 전문가들의 평가도 궤를 같이한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본부장은 "보스턴다이나믹스가 가진 자원을 현대차그룹에 100% 투자할 수밖에 없는 흐름"이라며 "시장이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미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는 만큼 현대차그룹 로봇 밸류체인이 재평가되는 모멘텀"이라고 평가했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본부장 또한 "현대차는 기본적으로 펀더멘탈(기초체력)이 좋고 로봇 관련해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어 성장 동력이 풍부하다"며 "최근에는 엔비디아와의 협력 소식도 들리면서 현대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기대감은 실제 투자 자금 유입으로 증명되고 있다. 지난 5월 중순 KB자산운용이 선보인 'RISE 현대차고정피지컬AI'는 출시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순자산 5500억원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 상품은 현대차에 집중 투자하면서 현대모비스(17%), LG이노텍(13%) 등 피지컬 AI 연관성이 높은 기업들로 포트폴리오를 압축했다. 국내 증시에서 상품명에 단일 종목을 명시해 압축 투자를 내세운 금융상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현대차가 유일하다.

8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9일 'KODEX 현대차로보틱스밸류체인TOP3플러스' ETF를 상장할 예정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라보나 킥을 성공시키는 장면. /현대차

퇴직연금 계좌를 겨냥해 안정성을 더한 채권혼합형 상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우리자산운용은 현대차와 삼성전자를 각각 25%씩 담고 나머지 50%를 단기채로 구성한 'WON 삼성전자현대차채권혼합50' ETF를 최근 상장했다. 하나자산운용 역시 현대차·기아 50%, 채권 50% 비중으로 구성한 '1Q 현대차기아채권혼합50'의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향후 현대차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세 번째 주자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대상이 되려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10%가 넘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며 "현대차 시총이 해당 조건을 만족하게 된다면 현대차가 피지컬AI 대장주로서 엔비디아와의 협력 등 모멘텀이 충분하기 때문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서의 상품성은 충분해보인다"고 말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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