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변하지 않지만 소년은 달라"…촉법소년 재범 막는다

보호관찰 소년 재범률 12~13%대…성인의 3배 수준
법무부, 소년 전담기관 신설 및 'K-소년범죄예방' 구축


김동하 법무부 범죄예방팀장이 9일 오후 경기 안산시 소년사법 통합기관(가칭)에서 소년범 대응체계 개편추진 정책설명회를 열고 있다. /김해인 기자

[더팩트 | 김해인 기자] 따뜻한 색감의 벽지로 꾸며진 대기공간, 판사와 검사·피해자 역할을 직접 맡아보는 모의법정. 정부가 촉법소년의 재범을 막기 위해 성인 범죄자와 분리된 전담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법무부는 9일 경기 안산시 소년사법 통합기관(가칭)에서 소년범 대응체계 개편추진 정책설명회를 열고 '촉법소년 증가에 대응하는 소년전담기관 신설과 K-소년범죄예방 프로세스 도입 방안'을 발표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소년 보호관찰 대상자의 재범률은 12~13%대로 성인 재범률(4%대)의 3배에 달한다. 최근 5년간 촉법소년 보호관찰 대상자도 2.2배 증가하는 등 소년범죄의 저연령화와 재범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보호관찰 대상자의 절반 이상은 흡연(48.3%)과 음주(53.4%)를 경험했다. 정신질환 비율은 29.9%, 가정폭력은 12.7%, 가출은 34.4%, 학교폭력 가해경험은 64.6%로 나타나 환경적 요인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김동하 법무부 소년범죄예방팀장은 "재범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며 "촉법소년 증가와 더불어 초기 비행 단계 소년의 범죄 유입이 증가하고 있어 (현행) 체계의 구조적 한계가 왔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에 법무부는 소년비행정책 전담 조직 개편을 추진한다. 현재 법무부 내 한시조직인 '소년범죄예방팀'을 확대해 부내 '소년 정책결정기구' 신설을 추진한다. 실무를 담당하는 담당 국을 본부로 승격해 소년정책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추후 행정안전부 등 관계기관과 협의할 예정이다.

경기 안산시 소년사법 통합기관(가칭) 학생대기실 모습. /김해인 기자

일선 현장의 소년 전담 처우도 개선한다. 현재 서울·광주·안산에서 시범 운영 중인 소년사법 통합기관에서 성인과 소년을 분리하고, 지역사회 다기관 연계 등을 통해 소년의 특성에 맞는 처우를 실시한다. 시범운영 성과를 바탕으로 오는 2027년부터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날 취재진이 찾은 경기 안산보호관찰소는 소년과 성인이 면담실과 대기실 등을 함께 사용하고 있었다. 김 팀장은 "보호관찰소가 형사사법기관이라 면담하러 온 아이들이 성인들과 접촉하며 '나도 범죄자가 되나'라고 생각하도록 했다"며 "공간이 주는 메시지가 생각보다 강력하기 때문에 보호처분을 받은 소년을 형벌을 받은 범죄자처럼 취급했다는 점에서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현재 시범운영 중인 소년사법 통합기관은 청소년 비행예방센터와 보호관찰 대상자 대기공간을 별도로 마련하는 등 목적에 따라 동선을 분리했다. 기존 보호관찰소와 비교해 따뜻한 색감의 인테리어를 사용해 소년들이 보다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체험형 교육 공간인 모의 법정 '꿈키움법정'도 마련했다. 소년들이 피해자의 입장을 이해하고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기 위한 목적으로, 판사·검사·변호사·가해자·피해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시각에서 잘못을 객관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했다.

경기 안산시 소년사법 통합기관(가칭) 모의법정인 '꿈키움법정' 모습. /김해인 기자

촉법소년의 비행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진단→처방→개입→재활→사후관리로 이어지는 맞춤형 재범방지 프로세스 'K-소년범죄예방'도 구축한다. 보호관찰 단계에서 정신질환 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해 재범률을 낮춘다는 취지다.

비행이 주로 야간 시간대 이뤄지는 특성에 따라 스마트워치 형태의 감독장치를 개발한다. 장기적으로는 AI 기반 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년의 위험도를 평가하고 개입방안을 제시하는 소년범죄 종합분석시스템 개발도 함께 추진한다. 이에 앞서 지난 2024~2025년 스마트워치 형태의 야간 외출 제한 단속 장치를 개발해 소년들에게 착용 시킨 결과, 장치 착용 소년의 재범률이 미착용 소년보다 2배 이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팀장은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소년은 다르다. 소년이기에 변화할 수 있다"며 "최근 소년 인구가 많이 감소하고 있어서 비행단계로 빠진 소년을 건전한 성인으로 성장시키는 게 더 중요해졌다. 법무부는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고 소년이 건전하게 성장해 사회에 세금을 내는 어른으로 성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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