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마을회관에 다시 웃음이 번진다…고령 연조2리, 배움으로 공동체 깨우다

숟가락이 악기가 되고, 오래된 추억은 영상이 된다
주민이 선생님이자 학생…배움으로 다시 하나 되는 마을


10일 고령군 대가야읍 연조2리 마을회관에서 고령군 평생학습마을 만들기 사업 '청춘별곡'이 시작됐다. 주민들은 서로 손을 맞잡고 첫인사를 나눈 후 숟가락 장단과 오카리나를 배우고 또 다른 이는 마을의 오래된 이야기를 영상으로 남기기 위해 추억을 꺼내 놓았다. /고령군

[더팩트ㅣ고령=정창구 기자] 한때 저녁이면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정을 나누던 마을회관. 그러나 세월이 흐르며 젊은이들은 도시로 떠났고, 남은 어르신들의 일상은 점차 고요해졌다.

그 적막했던 마을회관에 다시 웃음소리가 번지고 있다.

10일 고령군 대가야읍 연조2리 마을회관에서는 주민들이 서로 손을 맞잡고 첫인사를 나눴다. 누군가는 숟가락으로 장단을 맞추고, 누군가는 오카리나를 배우며, 또 다른 이는 마을의 오래된 이야기를 영상으로 남기기 위해 추억을 꺼내놓았다.

고령군 평생학습마을 만들기 사업 '청춘별곡'의 첫 시작이다.

이번 사업은 행정이 일방적으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주민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평생교육지도자협의회가 함께하는 민간 주도형 공동체 프로젝트다.

연조2리를 시작으로 덕곡면, 운수면, 성산면, 다산면, 개진면, 우곡면, 쌍림면 등 고령군 8개 마을이 저마다의 특색을 담은 평생학습마을로 거듭난다.

오는 11월까지 숟가락 난타, 슐런(네덜란드 전통 보드게임)교실, 오카리나 연주, 마을 환경 가꾸기, 기록 영상물 제작 등 주민들의 삶과 밀접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무엇보다 의미 있는 것은 주민들이 직접 마을의 기억을 기록한다는 점이다. 어르신들의 삶과 골목의 추억, 마을의 역사와 이야기가 새로운 공동체 자산으로 다시 태어난다.

'나이가 들면 배울 일이 없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이날 연조2리에서는 가장 나이 많은 주민이 가장 환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배움은 학교를 떠나며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다시 손을 맞잡는 순간 새롭게 시작되고 있었다.

연조2리 이장과 평생교육지도자협의회 관계자는 "우리 마을이 가장 먼저 첫걸음을 내딛게 돼 뜻깊다"며 "함께 배우고 소통하는 과정 속에서 예전처럼 정이 넘치는 마을을 다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남철 고령군수는 "평생학습은 단순히 지식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과정"이라며 "주민들의 작은 배움이 마을을 살리고, 그 변화가 지역의 미래를 바꾸는 힘이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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