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부족' 증거물 행방 묘연…"선관위도 몰라" (종합)

법원, 투표용지 보관상자 확보 실패
잠실7동 투표소 검증 26분 만에 철수
"소재 확인 시 재검증할 수 있어"


서울동부지법 민사51단독 김지연 부장판사와 관계자들이 10일 오후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잠실7동 제2투표소였던 서울 송파구 우성아파트 노인정 검증을 마친 뒤 현장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정인지·안디모데 기자] 법원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진 투표소에서 증거물 확보에 나섰으나 빈손으로 돌아갔다. 법원은 증거물 소재가 확인되면 재차 확보를 시도할 방침이다.

서울동부지법 민사51단독 김지연 부장판사는 10일 오후 3시 잠실7동 제2투표소가 설치됐던 서울 송파구 우성아파트 노인정을 찾아 증거보전 신청 인용에 따른 현장검증을 진행했다.

이날 현장검증에는 증거보전을 신청한 김정철 개혁신당 최고위원과 피신청인 송파구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 5명 등이 참석했다.

김 부장판사는 오후 3시5분께 노인정 내부로 들어가 증거물 확인에 나섰다. 현장검증이 이뤄진 '할아버지방' 유리문은 보안을 이유로 검은색 우산으로 가려졌다.

김지연 서울동부지방법원 부장판사가 10일 오후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잠실7동 제2투표소였던 서울 송파구 우성아파트 노인정의 현장 검증을 마친 뒤 현장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현장에는 증거보전 결정을 내린 '인쇄매수 1900매' 투표용지 보관상자가 없었다. 결국 검증은 무산됐고, 법원은 오후 3시26분께 현장검증 절차를 종료했다.

김 부장판사는 '어떤 문서를 확보했는지', '투표용지 보관상자를 확보했는지' 등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법원은 증거물 봉인을 위해 '서울동부지법 증거보전'이라고 적힌 상자를 준비해 왔지만, 결국 빈손으로 떠났다.

법원은 "검증 목적물이 검증 장소에 존재하지 않아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차후 사실조회 결과 등을 통해 보관상자 등의 소재지가 특정되면 같은 목적의 검증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최고위원은 "들어가서 확인해 보니 증거물이 없었다"며 "이미 치워지고 없어서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선관위에서도 증거물이 어디 있는지 모르는 상태라 심각한 문제"라며 "오는 15일 일부 선거 무효 및 재선거 필요성을 주장하는 선거소청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선관위는 투표용지 상자를 보관하고 있지 않으며, 투표용지를 배부한 뒤 남은 빈 상자는 법적으로 보관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잠실7동 제2투표소가 설치됐던 송파구 우성아파트 노인정 '할아버지방' 내부. /정인지 기자

잠실7동 제2투표소는 지방선거 당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뒤 지난 5일까지 봉쇄 시위가 이어졌던 곳이다. 경찰이 투표함을 반출한 이후 시위 참가자들이 투표소 내부를 드나들며 남은 흔적을 확인하는 등 사실상 개방된 상태로 유지됐다. 이날 현장검증이 시작되기 1시간 전인 오후 2시께도 노인정의 문은 열려있었고, 주민 1명이 TV를 시청하고 있었다.

법원은 전날 김 최고위원의 증거보전 신청을 일부 인용함에 따라 이날 투표용지 보관상자와 지난 3일 오전 8시부터 5일 오후 9시까지 투표소 및 투표함 보관 장면을 촬영한 폐쇄회로(CC)TV 영상 등 4건을 확보할 예정이었다. 투표용지 보관상자는 선거일 투표용지를 인쇄해 투표소로 송부할 때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법원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투표소에서 실제 사용된 본투표지와 개표를 위해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으로 옮겨진 투표함 등에 대한 증거보전 신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엿새째 '개표소 봉쇄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핸드볼경기장 내 투표함은 증거보전 대상에서 제외됐다.

공직선거법상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나 정당은 투표함과 투표지, 투표록 등 증거보전을 법원에 신청할 수 있다. 신청이 인용되면 담당 법관이 현장에서 증거물을 봉인해 별도의 장소에 보관하는 방식으로 증거를 확보한다. 보전된 증거는 향후 선거소송에서 활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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