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코스피, 주범은 2배 ETF?…'국민 단타판' 우려 확대

상장 일주일 새 6조 유입된 과열 시장 평가 나와
증권가 "외인 매도보다 ETF 파생 청산 충격"
당국도 위험요인 점검 나서


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피는 이날 장중 역대 최고치인 8900선을 돌파했으나, 지난 8일에는 하루 만에 8%가량 급감한 7400선에 거래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이어가고 있다. /송호영 기자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코스피가 전날까지 뚜렷한 방향성 없이 하루에만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지수 상승과 하락에 변동성을 두 배로 키우는 레버리지 2배 상장지수펀드(ETF)를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 기준을 따르면서 국외로 빠져나가는 자금을 국내로 돌려 고환율 대책으로 꼽히기도 했으나 실제로는 장기 투자 자금이 대거 이탈한 자리에 단기 차익만을 노린 투기성 자금이 채우면서 '국민 단타판'이 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2배 ETF 상품은 이달 들어 코스피 일일 회전율 상위 10개 종목 중 7개 종목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 상품 중 일부는 하루 동안 상장 주식 전체가 수차례 손바뀜되는 등 극단적인 초단타 매매 행태를 띠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2배 ETF는 그간 규정상 출시가 불가능했다가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로 지난달 27일 동시 다발적으로 16개 종목(인버스 포함)이 출시됐다.

다만 추종하는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 둘뿐이었으며, 상장 후 일주일 만에 6조3000억원이 넘는 개인 순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자금 쏠림 현상을 유도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처럼 폭발적으로 늘어난 레버리지 ETF 상품 수요가 코스피 7000~8000 시대를 맞이한 국내 증시의 유동성 흐름 속에서 수급 왜곡을 낳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ETF에서 발생한 비정상적 급등 사태는 파생 ETF 시장의 허점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상품은 지난 8일 SK하이닉스 주가가 7% 넘게 폭락했는데도 장 마감 직전 49.70% 폭등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이에 한국투자신탁운용 측은 장 마감 직전 10분간 유동성공급자(LP)의 호가 제출 의무가 면제되는 제도적 공백과 변동성 완화장치(VI) 발동이 맞물린 결과라고 해명했으나, 한국거래소는 실시간 괴리율 관리 실패를 근거로 해당 상품을 포함한 레버리지 ETF 3종을 투자유의종목으로 적출하면서 수급 관리에 대한 경고등을 켰다.

증권가에서도 최근 이어진 코스피 변동성 확대의 배후로 외인의 대규모 매도세보다 레버리지 ETF들의 포지션 청산 과정에서 불거진 수급 충격을 지목했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가 하루 만에 8.29% 폭락한 지난 8일 외인은 오히려 현물 순매도 폭을 축소하면서 1800억원 매도로 장을 마쳤다. 반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설정과 차익거래 수요가 집중된 금융투자 부문에서는 무려 2조5000억원어치를 쏟아내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는 설명이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지수 급락은 악재에 의한 추세 전환이라기보다는 그동안 과도하게 확대됐던 레버리지 ETF 포지션이 축소되고 주식선물 고평가가 해소되는 정상화 과정에서 발생한 일시적 수급 충격"이라고 진단했다.

당국도 레버리지 ETF 상품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자산운용업계와 관계기관을 모아 단일종목 레버리지 2배 ETF 시장에 단기간에 수조원의 자금이 몰리면서 투자자 위험 요인 파악에 나섰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특정 대형주에 손쉽게 레버리지 효과를 내는 투자 환경이 열리면서 소수 종목으로 쏠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며 "여러 우량 종목에 분산 투자해 시장 위험을 낮춘다는 ETF 본연의 순기능과 건전한 자본시장 생태계가 초단기 투자 자금에 의해 흔들리고 있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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