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추천에 300억?"…고려아연 소액주주연대, 최윤범 회장 고발

소액주주연대, 최윤범 및 이사회 전원 검찰 고발
"지분 합산 배제해 주주 참여 원천 봉쇄" 주장


고려아연 소액주주연대는 11일 최윤범 회장과 고려아연 이사회 구성원 전원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더팩트|윤정원 기자] 고려아연 소액주주연대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이사회 구성원 전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오는 9월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공고된 사외이사 예비 후보 추천 제도가 소액주주의 참여를 사실상 막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고려아연 소액주주연대는 11일 최 회장과 고려아연 이사회 구성원 전원을 업무상 배임 및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소액주주연대는 이번 고발이 최근 고려아연이 공고한 '감사위원이 될 사외이사 예비 후보 추천 제도'의 적법성과 공정성을 따지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소액주주연대가 문제 삼은 대목은 사외이사 예비 후보 추천 자격이다. 고려아연은 오는 9월 예정된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후보 추천 자격을 △발행주식총수의 0.1% 이상을 6개월 이상 보유한 주주 또는 △발행주식총수의 1% 이상을 보유한 주주로 제한했다. 여기에 '주주 1인당 1명의 후보 추천 가능'이라는 단서도 붙였다.

소액주주연대는 이 기준이 겉으로는 상법상 주주제안권보다 낮은 문턱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일반 투자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장벽이라고 주장했다. 고려아연 발행주식 총수는 약 2287만주다. 이 가운데 0.1%는 약 2만2873주에 해당한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고려아연 종가 134만2000원을 적용하면, 후보 추천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약 307억원어치 주식을 단독으로 보유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소액주주연대는 이 같은 기준이 소액주주의 경영 참여를 사실상 봉쇄하는 조항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다수 주주가 보유 지분을 합산해 권리를 행사하는 방식이 배제됐다는 점을 핵심 문제로 지목했다. 상법상 소액주주권은 여러 주주가 지분을 모아 경영진과 대주주를 견제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는데, 이번 공고는 이 같은 지분 합산 원칙을 무력화했다는 주장이다.

소액주주연대는 "0.001%를 보유한 주주 수천 명이 연대해도 단독 0.1%를 보유한 투자자와 동일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도록 만든 것은 주주평등 원칙을 훼손한 것"이라며 "이는 소액주주의 목소리를 원천적으로 배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라고 비판했다.

이번 논란은 고려아연을 둘러싼 지배구조 갈등과도 맞물려 있다. 소액주주연대는 사외이사 제도가 경영진을 감시하고 회사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후보 추천 기준이 특정 자산가나 기관투자자에게만 사실상 열려 있다면, 사외이사 제도의 독립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소액주주연대는 "사외이사는 특정 경영진이나 특정 주주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자리가 아니라 전체 주주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라며 "사외이사 선임 절차가 특정 자산가와 기관투자자에게만 개방된다면 사외이사 제도의 존재 이유 자체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고발장에는 고려아연 이사회가 일반 주주의 경영 참여와 견제 기능을 약화시키는 제도를 설계해 이사의 충실의무와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했다는 주장이 담겼다. 소액주주연대는 이 같은 제도가 회사의 대외 신뢰와 지배구조에 대한 시장 평가를 훼손해 기업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번 고발은 소액주주연대 측 주장에 따른 것이다. 실제 업무상 배임이나 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성립하는지, 사외이사 예비 후보 추천 기준이 법적으로 문제 되는지는 향후 수사기관과 관계당국의 판단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소액주주연대의 고발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사외이사 추천은 단순한 참여 확대가 목적이 아니다"라며 "특히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는 회계·재무·내부통제·리스크 관리 전반을 감독하는 핵심 감시기구인 만큼 개방성과 함께 전문성, 책임성, 독립성이 함께 확보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려아연이 제시한 '0.1% 이상 6개월 보유 또는 1% 이상 보유' 요건은 추천권의 무분별한 남용을 방지하고 후보 검증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합리적 장치"라며 "0.1% 또는 1%의 자격 요건은 결코 특정 주주 개인이 단독으로 충족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뜻을 함께하는 여러 명의 소수 주주들이 지분을 연합하더라도 얼마든지 후보를 추천할 수 있도록 기회가 보장되어 있다"고 부연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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