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빨리, 많이, 멀리'…러브버그 창궐 조짐에 자치구 '비상'

기후 변화 영향으로 성장 시기 빨라져
자치구, 천연 유인물질 활용한 포집기 사용


사진은 지난해 6월 인천 계양구 계양산 정상에 붉은등우단털파리(러브버그) 무리가 대량 출몰한 가운데 망원경과 하늘에 러브버그 무리가 보이고 있는 모습.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여름철 불청객으로 꼽히는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올해도 수도권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서울 자치구들이 선제 대응에 나섰다. 사람을 물거나 질병을 옮기지 않는 익충이지만 대량 출몰 시 시민 불편이 큰 만큼 친환경 방제와 예방 활동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19일 SNS와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서울과 수도권 곳곳에서 러브버그를 목격했다는 게시물이 잇따르고 있다. 러브버그는 낙엽과 유기물을 분해해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고 꽃가루를 옮기는 역할을 하는 익충이다. 사람을 물거나 독성을 지니지 않아 직접적인 건강 피해는 없다.

문제는 특유의 생김새와 대량성이다. 수천~수만 마리가 한꺼번에 출몰해 건물 외벽과 차량, 보행자에게 달라붙으면서 시민들에게 상당한 불쾌감을 안긴다. 최근에는 수도권 곳곳의 출몰 상황을 공유하는 '러브버그 출몰지도'까지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기후 변화가 러브버그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한다.

김재근 대한위생과학회 학회장(동아보건대학교 스마트식량자원곤충산업전공 교수)는 "전년도에 이미 러브버그가 많이 출몰해 알을 낳았기 때문에 당분간 우리나라에 러브버그가 대량 출몰하는 상황이 많이 발생할 것"이라며 "지난해 개체를 방지하지 못했기에 앞으로도 이런 여파가 매년 나타날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 변화 영향이 크다"며 "2~3주 전에도 수도권에 비가 왔었고 또 요즘 더위가 일찍 시작되면서 러브버그 알들이 부화하고 유충으로 성장할 시기들이 빨라졌다"고 덧붙였다.

폭우·폭염에 잦아지는 기후변화에 전국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나온다. 김상일 서울대학교 기초과학연구원 조교수는 "러브버그는 서식지가 특정 환경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부엽토 등 썩은 나뭇잎 등 토양에서 서식하기에 처음에는 수도권으로 들어왔지만 계속 퍼져나가는 양상"이라며 "대한민국 어디든 살 수 있고 도심 지역 위주로는 퍼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시가 러브버그에 대한 약품 사용 없는 친환경적 방제에 나선 모습. /서울시

실제 서울 자치구들은 올해 러브버그 발생 시기가 예년보다 빨라질 가능성에 주목하며 방역 대책을 서두르고 있다.

영등포구는 5~7월 집중 방역기간을 운영하고 민간 용역 방역단을 추가 투입해 총 4개 팀 체제로 대응한다. 민원 다발 지역인 안양천과 도림천 일대를 집중 관리하고 천연 유인물질을 활용한 포집기 200대를 운영한다.

도봉구는 6~7월 유인물질 포집기를 설치하고 방역소독 기동반을 운영한다. 주민들에게는 야간 조명 최소화, 방충망 점검, 물리적 제거 등 생활 수칙도 홍보하고 있다. 중구는 남산 인접 지역 특성을 고려해 러브버그 대응을 강화한다. 이달 중 유인 포집기 100대를 설치해 주거지 주변 살수 작업을 병행할 예정이다.

마포구는 주요 발생 예상 지역을 중심으로 친환경 방제를 실시하고 전문 방역업체를 투입해 주 3회 방역 작업을 진행한다. 성북구는 개운산과 북악산, 천장산 등 산지형 공원에 포집기 230개를 설치해 도심 확산을 차단한다.

최근 3년간 러브버그 관련 민원 718건이 접수된 종로구는 공원과 녹지지역에 포집기 150대를 설치하고 서식 환경 정비를 병행한다. 은평구는 백련산과 봉산 일대에 생물학적 방제제를 살포하고 포집기 150대를 운영하는 한편 다음 달 19일까지 비상방역체계를 가동한다.

자치구들은 SNS를 통해 구민 대상 유의사항을 홍보하고 있다. 어두운 옷 착용, 방충망 점검, 살충제 대신 물을 뿌린 후 빗자루로 제거, 차량 오염물 신속 제거 등을 강조하고 있다.

culture@tf.co.kr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