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V 40% 묶이자 건설사 추가이주비 경쟁…"결국 조합원 부담"

대출규제에 건설사 추가이주비 '관건'
기본이주비 대비 높은 금리에 조합원 부담 커져
서울시 "이주비 대출 LTV 70%로 확대해야"


기본이주비는 지난해 6·27 대책으로 무주택 조합원의 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됐고 10·15 대책 이후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이며 담보인정비율(LTV)이 40%로 축소됐다. 2주택자(1+1조합원 포함)는 기본이주비 대출도 불가능하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황준익 기자] 서울 정비사업 현장에서 이주비가 최대 이슈로 부상했다. 대출규제로 건설사가 제공하는 추가이주비 조건이 수주 경쟁에 핵심 변수로 작용하면서다. 문제는 추가이주비 금리가 높다는 점이다. 정비사업의 금융비용이 커질수록 조합원 분담금은 물론 일반 분양가를 끌어올려 서울 주택 공급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노량진3구역 재개발 조합은 오는 8월 이주 개시를 앞두고 '기본이주비 및 추가이주비 대출 수요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기본이주비는 변동금리 약 3.72~4.5%, 추가이주비는 변동금리 약 5.5~7.5% 수준으로 안내하고 있다.

이주비는 기본이주비와 추가이주비로 구분된다. 기본이주비는 조합원이 주택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LTV 50~70% 기준으로 대출을 받는다. 기본이주비로 이주가 어려우면 통상 시공사는 조합원에게 추가이주비를 제공한다. 건설사가 조합에 자금을 빌려주면 조합이 조합원에게 대출해 주는 방식이다. 추가이주비는 대출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기본이주비는 지난해 6·27 대책으로 무주택 조합원의 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됐고 10·15 대책 이후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이며 담보인정비율(LTV)이 40%로 축소됐다. 2주택자(1+1조합원 포함)는 기본이주비 대출도 불가능하다.

서울, 특히 강남을 중심으로 최대 6억원의 기본이주비만으로 이사가 어려운 만큼 건설사들이 추가이주비 혜택을 확대하는 이유다. DL이앤씨는 압구정5구역 수주전에서 LTV 150%를, 목동6단지에는 LTV 100%를 제안했다. 롯데건설은 성수4지구에 LTV 100%(최저이주비 20억원)을 내걸기도 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 중에서도 신용등급이 높은 곳은 추가이주비 조달 능력을 내세워 정비사업 수주전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추가이주비 대출 금리는 기본 이주비 대출보다 높다. 기본 이주비 금리보다 3~4%(p) 이상 높은 고금리를 감수해야 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이주를 앞둔 정비 사업장 43곳 중 39곳(3만1000가구)이 이주비 대출 등의 문제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이주비와 추가이주비를 합쳐도 인근 전세가에 못 미쳐 학군을 포기하고 다른 지역으로 이주를 고려 중인 조합원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이주비 대출의 경우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구분해 LTV 70%를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지난 15일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10개 법령 개정안을 정부에 건의했다. 특히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똑같이 LTV 40%를 적용받는 이주비 대출을 70%까지 확대할 것을 건의했다. 이주비는 집을 새로 사려는 돈이 아니라 공사 기간 원활한 이주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 자금인 만큼 규제를 따로 떼어내 사업 동력을 줘야 한다는 취지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주비 규제 이후 서울시 재개발·재건축 및 모아주택 현장은 이주비 부족분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시공자 지급보증을 통해 추가대출이 성사되더라도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가이주비 비중이 커지면 그만큼 조합원 부담도 늘어난다.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나면 조합은 분양가에 이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 결국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서울의 한 재건축 조합장은 "조합원 중 다주택자도 많은데 이주비 대출을 받지 못하면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세입자에게 돌려줄 전세보증금으로 쓰기도 빠듯하고 무주택자도 최대 6억원으로는 인근의 전세도 구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plusi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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