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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윤정원 기자] 일론 머스크의 우주 기업 스페이스X에 올라탄 투자자들이 상장 직후 거센 변동성에 직면하고 있다. 상장 초기 기대감에 주가가 폭등했지만 이후 급격한 조정이 이어지면서 고점에서 추격 매수한 투자자들의 손실도 커지는 모습이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스페이스X는 전 거래일보다 1.90달러 오른 156.1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상승 마감했지만 장중 주가는 147.06달러까지 밀렸다가 165.36달러까지 오르며 하루 등락 폭만 18.30달러를 기록했다. 시초가는 150.96달러였고 거래량은 1억5574만1905주로 집계됐다. 전날 종가 154.21달러 대비 1.23% 상승했지만 상장 직후 고점에 진입한 투자자들은 여전히 손실 구간에 머물러 있다.
스페이스X는 지난 12일 공모가 135달러에 나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당시 회사는 5억5556만주를 매각해 750억달러를 조달했고, 공모가 기준 기업가치는 1조7700억달러로 평가됐다. 미국 기업공개(IPO) 사상 최대 규모다. 상장 첫날 주가는 19% 급등하며 시가총액 2조달러를 넘어섰고, 이후 한때 220달러 안팎까지 치솟으며 아마존 등 기존 빅테크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지만 상장 열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로이터에 따르면 스페이스X 주가는 상장 이후 최대 67%까지 급등한 뒤 고점 대비 약 35% 하락하며 급격한 조정을 겪었다. 23일 종가인 156.11달러는 공모가보다 15.6% 높은 수준이지만, 220달러 부근에서 추격 매수한 투자자라면 평가손실률이 29%에 달한다. 1억원어치를 고점 인근에서 매수했다면 현재 평가액은 약 7100만원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 상장 열기 식자 급락…고점 추격매수 투자자 '울상'시장의 시선은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에 쏠린다. 로이터는 스페이스X가 2025년 매출 대비 141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회사는 스타링크 위성통신과 재사용 로켓 발사 사업을 비롯해 우주 기반 데이터센터,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등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이 같은 기대가 상당 부분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차세대 발사체 스타십 개발 역시 주요 변수다. 스페이스X는 완전 재사용 로켓을 통해 발사 비용을 낮추고 달·화성 탐사 사업의 기반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최근 시험비행 과정에서 부스터 관련 문제가 발생하며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조사를 받는 등 기술 검증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우주 사업의 성장성은 크지만 상업화까지 필요한 비용과 시간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공매도 세력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금융분석업체 S3파트너스는 23일 기준 스페이스X 유통주식의 5~7% 수준인 약 4000만주가 공매도된 것으로 추정했다. 주식 대차 비용은 약 60bp로 최저 비용군 주식의 30bp보다 높다. 제한적인 유통물량과 머스크 개인에 대한 강한 팬덤이 주가를 지지하는 반면, 초고평가 논란과 향후 매물 출회 가능성에 베팅하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는 의미다.
상장 직후 대규모 자금 조달도 이어지고 있다. 스페이스X는 최근 5년물부터 30년물까지 5개 만기로 구성된 최소 250억달러 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로이터는 이번 채권 발행에 약 850억달러 규모의 주문이 몰렸다고 전했다. 조달 자금은 브리지론 상환과 AI 인프라 확장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IPO로 750억달러를 조달한 직후 다시 채권시장 문을 두드린 것은 우주발사체와 위성통신, AI 인프라 사업을 동시에 확대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자금 수요가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스타십·공매도·지수편입…변동성 키울 변수 산적전문가들은 최근 주가 급등락을 상장 초기 수급 불균형에 따른 현상으로 보고 있다. 스티브 소스닉 인터랙티브브로커스 수석전략가는 "옵션 거래가 더 균형 잡히고 있다"며 "상장 첫날과 같은 과열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JJ 키나한 Cboe 글로벌마켓 리테일 확장·대체투자상품 책임자도 "IPO 이후 첫 몇 주 동안 변동성이 나타나는 것은 전혀 예상 밖의 일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증권가의 정식 커버리지는 아직 본격화하지 않은 상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PO에 참여한 주요 투자은행들의 리서치 발간 제한 기간은 다음 달 7일 종료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지수 편입 여부와 옵션시장 흐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프리스는 스페이스X가 러셀지수에 편입될 경우 패시브 자금 약 26억8000만달러가 유입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반면 서스퀘하나파이낸셜그룹의 크리스토퍼 제이콥슨 전략가는 옵션 가격을 기준으로 스페이스X 주가가 9월 중순까지 130달러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을 약 40%로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상장 초기 제한된 유통물량에 더해 지수 편입 기대감, 기관 리서치 개시, 보호예수 해제, 스타십 개발 일정, AI 인프라 투자 부담 등 굵직한 변수들이 잇따라 주가에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스페이스X는 성장 서사가 매우 강한 종목이지만 현재 주가에는 우주·통신·AI 사업에 대한 장기 기대가 동시에 반영돼 있다"며 "당분간은 실적보다 수급과 이벤트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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