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개발산업연구원 첫발…"부동산개발은 생산적 미래 인프라 산업"

26일 연구원 설립 기념 심포지엄 개최
부동산개발·건설·금융 산업의 연대·전략 논의


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한국부동산개발산업연구원 설립 기념 심포지엄이 열렸다. 사진은 발제자로 나선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공미나 기자

[더팩트 | 공미나 기자] 한국부동산개발산업연구원(KREDII)이 공식 출범하며 부동산개발 산업의 역할 재정립에 나섰다. AI 확산과 인구구조 변화, 금융환경 재편으로 기존 주거·분양 중심 개발 방식의 한계가 커진 만큼, 디벨로퍼가 도시와 산업 인프라를 기획하는 주체로 진화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부동산개발을 비생산적 영역으로만 보는 인식에서 벗어나 개발·건설·금융을 아우르는 생산적 산업으로 재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KREDII와 한국디벨로퍼협회는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 센터에서 '대전환 시대, 부동산개발·건설·금융 산업의 역할과 전략'을 주제로 KREDII 설립 기념 심포지엄을 열었다. KREDII는 한국디벨로퍼협회 정책연구실을 확대 개편해 출범한 부동산개발업계 최초의 전문 연구기관이다.

김승배 KREDII 원장은 개회사에서 "KREDII는 업계의 목소리를 단순한 이해관계의 주장으로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객관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민과 정부가 신뢰할 수 있는 연구와 정책 언어로 전환하는 연구 허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주현 KREDII 명예이사장과 김한모 KREDII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AI의 확산과 산업구조의 전환 속에서 새로운 산업과 생활을 담아낼 공간 수요가 다양해지고 있다"며 "KREDII는 AI시대에 필요한 산업·생활 인프라와 제도개선 과제를 발굴하고, 현장의 고민을 정책 대안으로 연결하며 부동산개발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선제적으로 제시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진 KREDII 연구위원은 디벨로퍼를 "도시와 산업의 미래 가치를 설계하는 주체"로 정의하며 AI 혁명과 인구구조 변화가 가져올 공간 패러다임의 변화를 진단했다.

이 연구위원은 AI 확산으로 데이터 수요가 2030년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며 데이터센터, 신재생에너지 단지 등 새로운 산업 인프라 공급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부동산 개발도 결국 의사결정의 산업"이라며 "입지 판단, 수요 분석, 사업성 검토, 리스크 관리 등 모든 영역에서 AI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개발 방식 변화도 언급됐다. 저출생과 고령화, 1인 가구 증가로 기존의 인구 증가를 전제로 한 주택 공급 방식만으로는 시장을 설명하기 어려워졌다는 진단이다. 이 연구위원은 "앞으로 주거는 삶을 지속시키는 서비스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주거 경쟁력은 면적이 아니라 생활 서비스 밀도에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산업 측면에서도 구조 전환 필요성이 제기됐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부동산 개발이 성공하려면 시행, 건설, 금융이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상호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 연구위원은 국내 건설시장이 주거형·분양형 사업에 지나치게 의존해 경기 변동에 민감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건설기업 영업이익률은 주택가격 상승기에는 7%대까지 올랐지만 지난해에는 1.8%까지 내려왔다"고 설명하며 경기 변동 리스크 극복을 위한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허 연구위원은 해외 사례를 통해 기술, 제도, 비즈니스 모델이 함께 바뀌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뉴욕 맨해튼의 도로 위 입체개발(록펠러대 리버캠퍼스) △일본의 서브리스 (Sublease) 방식을 통한 리스크 분산, △다이와하우스공업의 전후방 밸류체인 수직계열화 등을 글로벌 혁신 사례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기존 규제 중심의 제도를 인프라 중심 건축기준으로 혁신해야한다"며 리스크 통제를 위한 'AI의 맞춤형 활용(Targeted use)'과 비즈니스 모델 다각화를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심포지엄은 AI 기술 혁신, 인구·산업 구조 변화 등 거대한 전환기를 맞이한 공간 산업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개발·건설·금융 간의 유기적인 연대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공미나 기자

부동산금융을 둘러싼 인식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신동수 한국리츠연구원장은 '생산적 금융으로서 부동산금융의 역할 강화'를 주제로 발표하며 부동산금융도 실물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생산적 금융임을 명시했다.

신 원장은 "생산적 금융을 정의하는 것은 금융의 양이 아니라 질 문제"라며 "생산적 부동산 금융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장기 실물 부동산 투자와 리츠 등 간접투자 상품을 통한 리스크 분산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영국, 미국, 싱가포르, 일본, 호주 등 해외 사례를 들며 각국 정부가 부동산금융을 억제하기보다 정책 목적에 맞게 설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리츠가 임대주택, 물류, 인프라, 도시재생 등에서 정책 수행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신 원장은 국내 리츠 활성화를 위해 자산 매각 차익의 사내유보 허용, 유상증자 절차 간소화, 대기업 리츠에 대한 공정거래법상 규제 완화, 수도권 산업단지 내 공장 유동화 허용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mnm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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