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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정예은 기자] 최초 입국 당시 타인 명의의 여권을 사용하고도 20년 넘게 사실을 숨겼다면 결혼이민자의 귀화 신청도 불허할 수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공현진 부장판사)는 지난 4월 23일 중국 국적의 A 씨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국적 신청 불허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A 씨는 지난 2003년 5월께 타인 명의 여권을 이용해 한국에 입국한 뒤 대구의 한 기업에서 근무했다. 그러던 중 근무지를 무단이탈해 불법체류 하던 A 씨는 2008년 법무부의 출국 명령에 따라 자진 출국했다.
이후 A 씨는 2012년엔 자신의 이름으로 단기 비자를 발급받아 재입국한 뒤 방문취업 자격, 재외동포 체류자격으로 비자를 변경해 가며 국내에서 체류했다. 지난 2019년 3월 한국인과 혼인해 결혼이민 비자를 받은 뒤엔 국적법에 따른 간이귀화 허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조사 과정에서 A 씨가 22년 전 타인 명의 여권을 사용했던 사실을 확인하고 국적법상 귀화 요건인 '품행 단정'에 어긋난다며 귀화를 불허했다.
이에 A 씨는 딱 한 차례 실수였을 뿐 2012년 이후엔 정상적으로 입국했다며 법무부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 씨가 한 번이라도 타인 명의 여권을 사용했다면 출입국관리법 위반이므로 법무부의 처분은 정당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A 씨는 출국 명령을 받았던 때나 단기 비자를 받아 재입국했을 때, 체류자격 변경을 신청할 때 출입국관리법 위반 이력을 법무부에 밝힐 기회가 많았는데도 알리지 않아 20년이 지나서야 타인 명의 여권을 사용했던 사실이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타인 명의 여권 등 가짜 여권 사용에 대한 국가의 입장이 모호하면 출입국관리법 및 국적법 운용에 잘못된 신호가 될 수 있다"며 "법무부 처분이 과하다거나 권한을 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귀화 허가 신청에는 횟수나 시기 등에 제한이 없으니, 이후에라도 요건을 갖춘다면 다시 귀화 허가를 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ye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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