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형제 물놀이 시설 참변에도…조상래 곡성군수 취임식 강행 '도마'

참변 열흘도 안 돼 수천만 원 규모 취임 행사 추진
광양시·순천시는 취소·축소…엇갈린 민선 9기 출발


조상래 곡성군수. /곡성군

[더팩트 l 곡성=김영신 기자] 전남 곡성군에서 초등학생 형제가 물놀이 시설에서 숨지는 참사가 발생한 지 열흘도 채 지나지 않은 가운데, 재선에 성공한 조상래 곡성군수 당선인이 수천만 원 규모의 취임식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져 민심을 외면한 결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조 군수가 최근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검찰의 무혐의 처분을 받으며 사법적 부담을 덜었지만, 참사 직후 대규모 축하 행사를 여는 것이 주민 정서에 맞는 것이냐는 비판 여론이 커지는 모습이다.

29일 곡성군에 따르면 오는 7월 1일 군민회관에서 주민 500여 명을 초청, 민선9기 조상래 곡성군수 취임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행사는 팝페라 공연 등이 포함되며, 무대 설치와 음향, 사회자, 공연 등을 포함해 약 2000만 원의 예산이 편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역 사회는 최근 발생한 물놀이 시설 사고와 관련해 애도하는 분위기다.

앞서 지난 21일 곡성군 오곡면 한 물놀이 시설에서는 10세와 11세 형제가 물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시설은 곡성군이 민간에 위탁해 운영하는 곳으로, 사고 당시 정식 개장 전이어서 안전요원이 배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찰은 시설관리자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사고 경위와 안전관리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축하 공연까지 포함된 대규모 취임 행사를 강행하는 것을 두고 지역 안팎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곡성군의 이런 결정은 인근 지방자치단체들의 분위기와도 뚜렷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박성현 광양시장 당선인은 취임식을 전격 취소하고 민생 현장 행보에 나설 것으로 밝혔으며, 손훈모 순천시장 당선인도 취임식을 대폭 간소화하기로 했다.

연임에 성공한 고흥군과 보성군 역시 취임식을 생략하거나 비전 선포식으로 대체했고, 여수시와 구례군도 간소한 출범식과 현장 중심 일정으로 민선9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지역에서는 "참사의 아픔이 채 가시지 않은 시점에 수백 명이 참석하는 축하 행사를 여는 것은 주민 정서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결정"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한 "화려한 출범식이 아니라 희생자에 대한 애도와 주민 공감, 철저한 진상 규명, 그리고 다시는 같은 참변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민심을 돌보는 책임 있는 행정이 먼저'"라는 비판도 있다. 참사 현장이 곡성군에서 민간 위탁으로 운영되는 시설이니 만큼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 유가족 지원에 행정력을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조 군수는 곡성군 관급공사 수의계약과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지만, 광주지방검찰청이 지난 4월 조 군수에 대한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경찰은 곡성군의회 의원들의 관급공사 수주 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전·현직 군수의 연관성을 의심해 사건을 송치했지만, 검찰은 직권남용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bbb25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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