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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윤정원 기자] 신영증권이 국내 증시 투자자들의 피로감은 반도체 대형주 쏠림 자체보다 빠른 주도업종 교체를 반복해 온 시장 경험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빅2'가 지수 상승을 이끄는 흐름은 글로벌 증시에서 이례적인 현상은 아니지만, 한국 증시는 과거 주도업종이 빠르게 바뀌어 온 만큼 투자자들이 다음 바통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 반도체 쏠림은 이례적이지 않지만…왜 체감 온도는 낮나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29일 보고서에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증시와 달리 투자자들의 체감 온도는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며 "반도체 빅2를 중심으로 지수는 상승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다음 주도주는 언제 바뀔까'라는 고민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6월 현재까지 반도체 업종의 누적 수익률은 226%에 달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비중도 과거와 비교해 높은 수준에 올라 있다.
다만 신영증권은 소수 종목이 시장을 오래 이끄는 현상 자체를 문제로 보지는 않았다. 이 연구원은 "현재 반도체 빅2를 중심으로 시장의 쏠림이 심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글로벌 주요 증시를 살펴보면 특정 산업과 소수 기업이 장기간 시장을 주도하는 현상은 결코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도체 중심 장세가 비정상적인 흐름은 아니지만 한국 투자자들의 체감은 이와 다르다는 게 신영증권의 분석이다. 국내 증시가 장기 독주보다 빠른 주도주 교체에 익숙한 시장인 만큼, 현재의 강한 반도체 장세를 보면서도 투자자들의 시선이 다음 순환매로 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주도주 오래 못 가는 한국 증시…'릴레이 장세'가 만든 피로감
한국 시장은 2000년대 중반 조선·철강·화학, 2009~2011년 차화정, 2017~2019년 바이오, 2020~2021년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2022~2023년 2차전지, 2024~2025년 조선·방산·원자력 등으로 주도업종이 빠르게 바뀌어 왔다.
이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어느 한 업종이 무대를 독점하는 구조가 아니라 그 시대의 글로벌 수요와 이익 사이클을 가장 직접적으로 체화한 업종들이 주기적으로 바통을 이어받는 릴레이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이어 "반도체가 현재의 바통을 쥐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지금까지의 한국 증시의 역사로만 본다면 이 바통이 영원히 한 손에 머무른 적이 없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수치로도 한국 증시의 빠른 회전성이 확인된다. 신영증권이 연간 수익률 1위 업종의 회전율을 분석한 결과, WICS 기준 한국 증시의 빅3 중복률은 11.5%로 S&P500의 25.0%를 밑돌았다. 전년도 1위 업종이 다음 해에도 1위를 유지한 비율도 한국은 3.8%에 그쳐 S&P500의 22.2%와 차이를 보였다.
이 연구원은 "한국 시장의 투자자들이 업종 순환매를 기다리는 것은 과거의 경험이 가르쳐 준 학습된 기대"라며 "현재의 주도주가 아무리 강력해 보여도 그 자리는 언젠가 다음 업종에 넘어갔고, 길목을 미리 선점한 투자자가 다음 사이클의 수익을 가져갔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반도체 역시 예외일 수 없다는 감각이 시장의 시선을 늘 '다음 바통'으로 향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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