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명 생명 구한 119구조견 '충성'…7년 만에 명예로운 은퇴
119구조견 '충성'. /부산소방재난본부

[더팩트ㅣ부산=손연우 기자] 사람보다 먼저 무너진 건물 잔해 속으로 들어가 생명의 흔적을 찾았던 부산의 119인명구조견 '충성'이 7년여의 임무를 마치고 새로운 가족의 품으로 향한다.

1일 부산119특수대응단에서 119인명구조견 '충성'의 명예로운 은퇴식이 열렸다. 이날 충성은 감사 꽃목걸이를 받고 구조 활동 영상을 시청한 뒤 새 가족에게 양여증서가 전달되며 구조견으로서 마지막 임무를 마무리했다.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2015년 11월생 수컷 벨지안 말리노이즈인 충성은 산악·재난 공인 1급 자격을 갖춘 베테랑 구조견이다.

2019년 4월 부산119특수대응단에 배치된 이후 올해 4월까지 7년 1개월 동안 전국 각지의 실종자·매몰자 수색 현장 281건에 출동해 16명의 인명을 구조하는 데 기여했다.

충성은 대형 재난 현장에서 특히 존재감을 발휘했다. 2022년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와 올해 울산 화력발전소 붕괴사고 현장에 투입돼 실종자와 매몰자 수색 임무를 수행했다.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형 재난 현장에서 구조대원들과 함께 위험한 잔해를 누비며 생명의 흔적을 찾는 '첫 번째 수색자' 역할을 맡았다.

산악 구조 현장에서도 충성의 후각은 여러 생명을 구했다. 2020년 기장군 삼각산에서는 길을 잃은 고령의 치매 환자를 무사히 발견해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냈고, 2023년에는 사하구 다대응봉 봉수대 인근에서 실종된 치매 노인을 찾아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산악지형과 어두운 숲속에서도 냄새만으로 사람의 위치를 찾아내는 구조견의 능력이 빛난 순간이었다고 소방 측은 설명했다.

119구조견 '충성'. /부산소방재난본부

충성의 뛰어난 구조 능력은 전국 대회에서도 인정받았다. 2019년과 2022년 전국119구조견 경진대회에서 개인 1위를 차지했고, 2022년 단체 1위, 2024년 전국소방기술경연대회 단체 1위에 오르는 등 모두 네 차례 입상하며 전국 최고 수준의 구조견으로 평가받았다.

현장에서 오랜 시간 충성과 호흡을 맞춘 구조대원은 "충성이는 현재 11살로 사람 나이로 치면 80대에 해당한다"며 "계속 함께 근무하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긴박한 구조 현장에서 임무를 수행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이제는 구조 현장을 떠나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은퇴식을 끝으로 충성은 소방청의 은퇴 구조견 무상분양 제도에 따라 엄격한 현지실사와 심의를 거쳐 입양이 확정된 충북 청주시의 새 가족과 함께 생활하게 된다. 앞으로는 넓은 전원주택에서 구조견이 아닌 평범한 반려견으로 제2의 삶을 시작할 예정이다.

안성호 부산119특수대응단장은 "지난 7년여 동안 험준한 산악지대와 위험한 재난 현장을 누비며 시민의 안전을 위해 헌신한 충성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제는 무거운 구조 임무를 내려놓고 새 가족의 따뜻한 품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제2의 견생을 보내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newsb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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