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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김태환 기자] 미국 하원 법제사법위원회가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수습 과정에서 한국 국가정보원이 쿠팡 측에 중국 내 증거물 회수를 요구했다는 내용의 조사보고서를 공개했다. 한국 정부가 미국 소유 기업인 쿠팡을 차별적으로 압박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미 하원 법사위는 1일(현지시간) 보좌진이 작성한 34쪽 분량의 중간보고서 '경쟁 차단: 미국 소유 기업에 대한 한국의 차별적 공격'을 발표했다. 법사위 전체 의결을 거쳐 공식 채택된 보고서는 아니지만, 미 의회 차원에서 쿠팡 사태를 다룬 조사 결과가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보고서는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이후 한국 정부 기관들의 대응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특히 국정원이 정보를 유출한 전직 직원과의 접촉과 관련 기기 회수 과정에 관여했다는 쿠팡 측 진술과 내부 문건을 상세히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국정원 요청에 따라 전직 직원에게 연락했으며, 중국 상하이 소재 로펌을 통해 하드드라이브 4개와 데스크톱 컴퓨터, 그래픽카드 등을 확보했다. 쿠팡 측이 회수 사실을 알리자 국정원은 중국에서 직접 활동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쿠팡 직원을 현지에 보내 기기를 가져오도록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이 전직 직원으로부터 진술서를 받도록 하고, 상하이 강에 버려진 노트북을 찾기 위해 잠수부를 고용하라는 요청까지 했다는 주장도 담겼다. 보고서는 이 과정이 정부 차원에서 조율됐으며 청와대에도 지속해서 보고됐다는 쿠팡 측 설명을 인용했다.
또 쿠팡 관계자가 기기 회수 사실을 청와대 고위 관계자에게 전달하자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기술했다. 이를 근거로 보고서는 한국 정부 최고위층도 국정원의 관여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내용은 국정원의 기존 해명과 배치된다. 국정원은 지난해 12월 쿠팡의 자체 조사를 지시했다는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대표의 발언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자료 요청 외에 어떠한 지시·명령·허가도 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국정원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로저스 대표 등에 대한 고발도 요청했다. 로저스 대표를 비롯한 쿠팡 전·현직 임원 7명은 현재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하원 법사위 보고서는 개인정보 유출 이후 한국 정부의 대응이 통상적인 조사 범위를 넘어섰다고도 주장했다. 10개 이상의 정부 기관이 수십 건의 조사에 착수했고, 쿠팡에 4000건이 넘는 자료 제출과 최소 652건의 직원 면담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한국 당국자들이 쿠팡의 영업정지를 거론하거나 회사를 범죄조직에 빗대는 등 공개적으로 압박했다고도 지적했다. 이러한 조치가 쿠팡의 시가총액을 40% 이상 떨어뜨려 미국 투자자와 쿠팡을 이용하는 미국 기업에 피해를 줬다는 논리도 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지난달 11일 쿠팡에 부과한 6246억8100만원의 과징금도 문제 삼았다. 보고서는 한국 기업의 더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사례에 부과된 제재보다 과도한 수준이라며, 한국의 차별적 조치가 미국 가구당 최대 3800달러의 비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 하원 법사위는 지난 2월 로저스 대표를 직접 불러 약 7시간 동안 조사하는 등 쿠팡 사태에 대한 의회 차원의 대응을 주도해왔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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