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해든이 사건' 친모 무기징역·친부 징역 10년 구형

항소심 결심서 엄벌 촉구…시민단체 "24개월 미만 영유아 검진 의무화해야"

프리해든스 시민모임이 7일 오후 전남광주 동구 광주고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해든이 사건 항소심 재판부를 향해 해든이의 부모를 향한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전남광주=조효근 기자] 생후 4개월 된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이른바 '해든이 사건' 항소심에서 검찰이 친모에게 무기징역을, 친부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광주고법 형사2부는 7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친모 A씨와 친부 B씨에 대한 항소심 첫 재판을 열고 증거조사와 결심 절차를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A씨의 양형부당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학대 방임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B씨에 대해서는 원심 구형량과 같은 징역 10년을 선고해달라고 했다.

검찰은 "친모로서 보호·양육할 의무가 있지만 A씨는 생후 4개월에 불과한 아이를 감정 표출의 대상으로 삼아 지속적으로 학대하고 살해에 이르렀다"며 엄벌 필요성을 강조했다.

B씨에 대해서도 "아내의 양육 태도와 아이 상태를 누구보다 알기 쉬웠음에도 아이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하지 않고 상당 기간 학대를 방임했다"며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법정에서는 검사가 피해 아동의 처지를 설명하며 울먹였고, 방청석에서도 흐느끼는 소리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해 10월 22일 오전 전남광주 여수시 자택에서 생후 4개월 된 아들을 폭행하고 아기 욕조에 물을 틀어둔 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지난해 8월 24일부터 두 달여 동안 19차례에 걸쳐 아들을 학대·방임한 혐의도 받고 있다.

1심은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B씨는 아내의 학대를 방치하고 사건 참고인을 고소하겠다며 협박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A씨 측은 항소심에서 모든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있다면서도 여러 양형 사유를 참작해 유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주장했다.

B씨 측도 직접적인 신체 학대가 아닌 방임 행위라는 점과 첫째 자녀 양육 등을 이유로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부부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다음 달 25일 오후 열린다.

법정 밖에서도 엄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프리해든스 시민모임은 이날 오후 전남광주 동구 광주고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든이 사건 부모에게 법정 최고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단체는 "해든이 사건 이후에도 열흘에 한 번꼴로 아이들이 숨지고 있다"며 "누구도 옆집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숨진 아이들의 절반은 1세 미만인 데다 보육기관에도 다니지 않고 있다"며 "제2의 해든이 사건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단체는 24개월 미만 영유아 검진 의무화도 요구했다.

이들은 "해든이를 지켜야 했던 많은 어른들에게는 여러 차례 기회가 있었지만 끝내 아무도 아이를 지켜내지 못했다"며 "재판은 한 사건에 대한 판단을 넘어 우리 사회가 아이의 생명과 아동학대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bbb25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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