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37거래일 만에 1500원 아래로…1498.5원 마감

29.7원 급락하며 5월 중순 이후 첫 1400원대
당국 개입 추정·SK하이닉스 ADR 기대감 반영…반도체 수급 불안은 변수


코스피와 코스닥이 이틀 연속 하락한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송호영 기자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며 약 두 달 만에 1500원 아래에서 장을 마쳤다. 시장에서는 외환당국의 미세조정으로 추정되는 물량과 SK하이닉스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앞둔 달러 공급 기대감이 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 반도체주 수급 불안이 남아 있어 환율이 추세적으로 안정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30분 종가 기준 전 거래일보다 29.7원 내린 1498.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500원 아래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 5월 14일 1491.0원 이후 37거래일 만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500원대 초중반에서 높은 수준을 이어왔다. 지난 2일에는 1555.8원까지 오르며 종가 기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은 장중 낙폭을 키우며 1400원대 후반까지 내려섰다.

달러 강세가 다소 완화된 점도 원화 반등에 힘을 보탰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오후 3시41분 기준 101.00으로 전날 101.02보다 소폭 하락했다. 달러지수가 큰 폭으로 밀린 것은 아니지만, 최근 가파르게 오른 환율에 대한 경계감과 맞물리며 원·달러 환율 하락 폭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물량도 환율 하락 요인으로 거론됐다. 최근 환율이 1500원대 중반까지 치솟으며 금융시장 불안이 커진 만큼 당국의 안정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다만 당국 개입 여부는 공식 확인되지 않는 사안인 만큼 시장의 추정으로 봐야 한다.

SK하이닉스의 ADR 상장 기대감도 환율 하락 재료로 작용했다. SK하이닉스 ADR은 오는 10일 미국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미국에서 조달한 달러 자금이 국내로 유입될 경우 원화 강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대규모 달러 유입 가능성을 환율 안정 재료로 평가하지만, 실제 환전 규모와 시기, 분산 여부에 따라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는 신중론도 함께 나온다.

반면 환율 하락세가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과 국제유가 상승은 달러 강세와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다. 로이터는 미국과 이란의 충돌 이후 휴전 불안이 다시 부각되며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시장 경계감이 커졌고, 유가도 상승 압력을 받았다고 전했다.

국내 증시 수급도 원화에는 부담이다. 삼성전자 실적 발표 이후 반도체 업종에 대한 차익실현과 포지션 조정이 이어지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날 5~6%대 하락 마감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8741억원 순매도했고, SK하이닉스는 1634억원 순매수했다. 반도체 업종을 둘러싼 외국인 수급 변화가 이어질 경우 원화 강세 흐름이 제한될 수 있다.

시장에서는 향후 환율 방향이 SK하이닉스 ADR 관련 달러 유입 규모와 외국인 국내 증시 수급, 중동 정세, 국제유가 흐름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1500원 아래로 내려선 것은 단기적으로 원화 약세 부담을 덜어낸 신호지만 대외 불확실성과 반도체주 변동성이 이어지는 만큼 환율 하단이 안정적으로 낮아졌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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