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신고 못 한 채 60년…수원시 도움으로 법적 신분 회복

출생신고 없이 친척집 전전하다 시설 입소 후에도 등록 못해
김경숙 팀장 등 공무원 도움으로 법적 절차 밟고 주민등록증 받아


첫 주민등록 후 기념촬영하는 강씨(왼쪽)와 김경숙 수원시 팀장 /수원시

[더팩트ㅣ수원=박아론 기자] "이제야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게 됐습니다. 은혜는 평생 잊지 못할 거에요."

60여 년 만에 수원시의 도움으로 법적 신분을 회복한 강씨(62)는 생애 처음으로 주민등록증을 손에 쥐고 공무원들에게 연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서류상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었던 강씨가 호적을 만들기 위해 수원시를 찾은 것은 지난해 8월이다.

1964년 태어난 그는 출생신고가 이뤄지지 않은 채 친척 집으로 보내졌고 이후 보육시설에 맡겨졌다. 시설을 퇴소한 뒤에도 출생신고는 하지 못했고, 거처 없이 떠돌며 근근히 생활을 이어갔다.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 주민등록도 할 수 없었던 그는 병원 진료는 물론이고 복지 또는 금융 등 기본적인 사회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 주변의 도움으로 근근히 생활할 수밖에 없었다.

여러 차례 호적을 만들고자 시도는 했지만, 번번히 "주민등록이 어렵다"는 기관의 말만 돌아올 뿐이었다.

그러던 사이 강씨는 치아가 대부분 빠지고 몸이 쇠약해져 병원 치료가 시급해졌다. 뒤늦게 수원시 베테랑 공무원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언론 기사 등을 접한 그는 수원시를 찾았고 혁신민원가 시민청팀 김경숙 팀장을 만났다.

김 팀장은 "(60여 년 넘게 호적이 없는 경우는)공직생활 30여 년만에 처음 겪는 일이었다"면서 첫 민원 접수 당시를 떠올렸다.

강씨와 같은 민원 해결 사례가 있는 지 여부를 확인했지만, 유사 경우를 찾기 어려웠다. 곧바로 시 가족관계등록팀과 시 변호사 그리고 법원 등을 통해 강씨 민원 해결을 위한 절차를 확인했다.

절차는 쉽지 않았다. 관할 주민센터에서 거주 사실관계와 지인 보증 등 관련 서류가 필요했다. 이어 가족관계등록 창설을 위한 법적 절차를 밟아야 했다.

이어 지난해 9월 수원가정법원에 성과 본의 창설 허가 심판 청구를 했고, 한 차례 기각됐으나 지난 6월18일 가족관계등록부 창설 허가 결정을 인용 받았다.

곧바로 6월24일 창설 신고를 하고 주민등록 신규 등록을 마쳤다.

김 팀장은 강씨의 주민등록 신규 등록을 마친 후 "(민원인의)이가 다 빠져서 다른 것보다 병원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주민등록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면서 "이제부터는 복지, 의료, 금융 등 기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기관을 연계해 도움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수원시를 방문했는데, 도움을 준 공무원 그리고 수원시장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수원시 새빛민원실은 지난 2023년 첫 문을 열었다. 같은 해 베테랑 공무원 제도를 운영해 복합, 경계 민원을 돕고 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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