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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l 순천=김영신 기자]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순천시 해룡선월 농공단지 내 레미콘 공장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번 사안을 단순히 '주민 반대'나 '기업 입주'의 문제로만 바라봐서는 본질을 놓치기 쉽다.
논란의 핵심은 행정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다. 해룡선월 농공단지는 지난 2013년 저분진·저소음 업종 유치를 전제로 조성됐다. 하지만 이후 갑자기 레미콘 제조업을 포함한 6개 업종이 추가됐고, 순천시는 이를 '경미한 변경'으로 판단해 절차를 진행했다.
주민들이 문제 삼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농공단지의 성격이 달라질 정도의 변화가 과연 '경미한 변경'으로 볼 수 있는지, 그 판단 기준은 무엇인지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행정은 누구에게나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법과 원칙은 해석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일관되게 적용될 때 신뢰를 얻는다. 상황에 따라 기준이 달라지고, 설명도 충분하지 않다면 시민들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는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특히 해당 농공단지의 공식적인 분양 공고에는 공해물질 배출이나 주변 환경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업종은 입주를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전 입주심사에서 어떤 자료를 검토했고, 어떤 기준으로 적합 판정을 내렸는지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공개하는 것은 행정이 선행해야 할 의무이자 책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논란은 특정 기업의 입주를 허용할 것이냐, 막을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다.
주민들은 비산먼지와 농작물 재배 등 자신들이 겪을 불편함에 앞서 풀어야 할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단순하게 레미콘 공장이 들어오고 안 들어오고의 문제가 아니라 '행정이 스스로 세운 원칙을 얼마나 충실히 지켰는지, 그 과정을 시민들에게 얼마나 투명하게 설명했는지'를 따져 묻고 싶은 것이다.
행정은 결과보다 과정으로 평가받는다. 민선9기 손훈모 순천시장이 내세운 '시민주권 시대'에는 더 그렇다. 절차가 공정했다면 반대하는 주민도 결과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절차에 대한 의문이 남으면 어떤 결정도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순천시는 조만간 건축허가 여부에 대한 최종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한다. 그 결정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다. 행정은 신뢰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이현령 비현령(耳懸鈴 鼻懸鈴)'. 원칙이 흔들리면 정책도 흔들리고, 결국 그 피해는 시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순천시 해룡선월 농공단지 논란의 가장 큰 과제는 행정이 스스로 세운 기준을 끝까지 지키고, 누구에게나 같은 잣대를 적용하는 것이다. 그것이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첫걸음이자 '시민주권 시대'에 꼭 필요한 행정의 자산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bbb25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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