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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전남광주=조효근 기자]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씨 사건을 둘러싼 경찰 초동수사 부실·유착 의혹과 관련해 당시 수사팀장이 성범죄 목적을 뒷받침할 증거와 정황을 수사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배제한 것으로 특별수사단이 판단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장윤기 사건 관련 진상 규명 특별수사단'은 15일 광주경찰청 기자실에서 중간 수사 결과 브리핑을 열고 광주 광산경찰서 강력팀장 A 경감을 증거은닉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특별수사단은 당시 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광산경찰서장과 형사과장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입건했다.
장 씨 아버지에게 수사 정보를 알려준 혐의를 받는 강력팀원 1명도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오동욱 특별수사단장은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할 수사 담당자가 도리어 범행의 증거물을 은닉함으로써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씻기 힘든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광주경찰청은 장 씨 사건 관련 의혹이 제기된 뒤 담당 수사팀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파악하던 중 일부 수사서류가 검찰에 추가 송부되지 않았고, 수사서류에 기재된 케이블타이가 실제 압수되지 않은 사실 등을 확인했다.
경찰은 지난 5일쯤 수사에 착수했고, 특별수사단을 41명 규모로 확대했다.
특별수사단은 지난 6일부터 14일까지 A 경감과 강력팀원 등 18명을 상대로 모두 38차례 조사하고 광주경찰청 청장실, 광산경찰서장실 등 7곳을 압수수색했다.
A 경감은 지난 5월 5일 장 씨 주거지와 차량 수색 과정에서 강간 목적을 입증할 수 있는 중요 증거물인 리얼돌과 케이블타이를 발견하고도 압수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중요 증거물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장 씨의 집 비밀번호와 차량 열쇠를 장 씨 아버지에게 전달하라고 팀원에게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장 씨 아버지는 이후 장 씨 원룸에 들어가 리얼돌을 여러 조각으로 잘라 폐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차량에서 발견됐지만 압수되지 않은 케이블타이는 장 씨 아버지 자택에서 뒤늦게 확보됐다.
A 경감은 수사보고서 작성 과정에서도 성범죄 목적 관련 내용을 배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별수사단은 A 경감이 스토킹 사건 내용이 포함된 수사보고서에서 특정 내용을 빼도록 하고, 광주경찰청 과학수사계가 작성한 성적 동기 개입 가능성 검토 보고서도 사건 기록에 편철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장 씨 살인사건 조사 담당 팀원에게 성범죄 쪽으로 몰아가지 말라는 취지로 조사 범위를 제한하고, 범행 당시 CCTV 영상 분석 보고서도 '불분명하다'는 내용으로 다시 쓰게 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 추가 송부 과정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광주경찰청은 지난 2일 누락된 서류를 모두 검찰에 추가 송부하라고 지시했지만, A 경감은 현장감식결과보고서를 제외하라고 지시하고 결재를 회피한 혐의를 받는다.
특별수사단은 같은 날 A 경감이 케이블타이가 촬영된 현장 영상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도 확인했다.
A 경감은 리얼돌과 케이블타이가 살인의 주요 증거가 아니라고 판단했고, 영상 삭제도 지시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특별수사단은 강력팀원 진술과 확보 자료를 토대로 A 경감의 지시와 판단이 장 씨 사건을 강간 등 살인이 아닌 단순 살인 혐의로 송치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장 씨는 경찰 수사 단계에서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로 송치됐지만, 검찰 보완수사를 거쳐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살인 혐의가 추가돼 기소됐다.
장 씨는 지난 13일 열린 2차 공판에서 성범죄 목적 살인 등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특별수사단은 앞으로 죄명 판단 과정에 윗선의 부당한 지시나 외부 청탁이 있었는지, 장 씨 아버지와 수사팀 사이 유착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오 단장은 "범행 동기와 경찰관 아버지와의 유착 여부 등 모든 의혹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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