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대교 남단 '9cm 단차'에 시민 불안…"과거 참사 교훈 잊었나" [TF포착]

이제석 대표, '척추 엑스레이' 시각자료로 "속 들여다봐야" 검증 촉구
시 "구조적 안전 문제없다"… 전수조사-정밀안전진단 착수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성수대교 남단에 발생한 9cm 단차 지점에 철제 구조물이 설치돼 있다. /김성렬 기자
15일 오전 성수대교 남단 단차 균열 부위에 가로로 길게 누운 사람 인체의 엑스레이 사진 인쇄물이 붙어 있다. /이제석 광고연구소

[더팩트 | 김성렬 기자] 최근 서울 강남구 성수대교 남단 진입 램프 도로에 9cm 크기의 단차(높낮이 차이)가 발생해 서울시가 긴급 점검에 나선 가운데, 과거 성수대교 붕괴 참사의 아픔을 기억하는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현장에는 정밀 안전 조사를 촉구하는 이색 공익광고가 등장했다가 철거되고 철제 구조물이 임시 설치됐다.

철거된 엑스레이 사진은 광고 전문가인 이제석 대표의 공익광고물로 15일 오전 성수대교 남단 단차 발생 지점에서 도로 아래 지반의 안전성을 정밀하게 조사해야 한다는 취지의 캠페인을 진행했다.

성수대교 남단에 발생한 9cm 단차 지점에 설치된 철제 구조물.

성수대교는 지난 1994년 10월 21일 오전, 상부 트러스가 무너지며 버스와 차량들이 한강으로 추락해 32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치는 비극적인 참사를 겪은 곳이다. 당시 참사의 주요 원인은 시공 부실과 관리 소홀, 그리고 균열 징후를 무시한 대처 체계의 부재였다.

이후 다리는 전면 재건설되어 안전 기준이 강화됐으나, 이번에 발생한 9cm 높이의 도로 단차와 균열은 시민들에게 과거의 악몽을 다시금 떠올리게 만들고 있다.

매일 성수대교를 이용해 출퇴근한다는 한 시민 A씨는 취재진에게 "성수대교라는 이름이 주는 트라우마가 있는데, 도로가 어긋나 있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철렁한다"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또 다른 시민 B씨는 "서울시에서 구조적 안전문제는 없다고 했지만 통행하는 시민으로써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 과거 참사의 교훈을 잊었나"라며 시의 빠른 조치를 촉구했다.

차량들이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성수대교 남단에 발생한 9cm 단차 지점을 통과하고 있다.
선명하게 보여지는 단차의 모습.

이러한 시민들의 우려를 대변하듯, 이날 오전 성수대교 남단 단차 균열 부위에는 가로로 길게 누운 사람의 척추 엑스레이 사진 인쇄물이 붙었다.

"속을 봐야 보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이 인쇄물은 공익광고 전문가인 '이제석 광고연구소'의 이제석 대표가 진행한 기습 캠페인이었다.

이 대표는 "성수대교 남단 진입 램프는 흙을 채운 뒤 옹벽을 설치한 구간으로, 준공 후 30여 년이 흐르면서 내부 배수시설 노후화나 토사 유실 가능성이 있다"며 "겉만 번지르르하게 덮을 것이 아니라 인체 엑스레이를 찍듯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와 시추조사 등을 실시해 내부 안전성을 정밀하게 검증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캠페인 취지를 밝혔다.

단차 지점에 붙어있던 이 이색 광고물은 도로 관리 당국에 의해 곧바로 철거됐으며, 당일 오후 1시 20분께에는 콘크리트 옹벽 양쪽을 붙잡아주는 형태의 철제 구조물이 임시로 설치됐다.

차량들이 단차 지점을 통과하고 있다.
균열 부분 상단이 가려진 구조물과 보수가 완료된 방호울타리.

한편 서울시는 이번 단차 발생 원인에 대해 "연결 램프와 옹벽의 기초 형식이 서로 달라 발생한 장기 침하 차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미 지난 2016년 정밀안전진단 때부터 해당 구간의 단차를 인지하고 추적 관찰해 왔으며, 현재까지 89~90mm 수준으로 변화가 없고 추가 침하 징후도 없어 구조적인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9cm의 단차가 발생한 성수대교 남단.

그러나 9cm에 달하는 어긋남을 단순히 '허용 범위 내의 장기 침하'로만 보기에는 시민들의 눈높이와 안전 감수성을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향후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는 한편, 실시간 변화를 감지할 계측기를 설치하고 성수대교 연결 램프 전 구간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s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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