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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윤정원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62조원 규모의 증권계좌 대출에도 금리 상승 압력이 커졌다. 신용융자 금리가 이미 최고 연 9%대에 이르는 만큼 개인투자자의 이자 부담도 한층 무거워질 가능성이 있다.
◆ 3년 6개월 만의 기준금리 인상…증권사 대출도 상승 압력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기준금리 인상은 지난 2023년 1월 13일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5월 연 2.50%로 내려간 뒤 동결 기조를 이어왔다.
이번 인상으로 개인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신용거래융자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게 됐다. 증권사들은 시장금리와 자체 조달비용 등을 반영한 기준금리에 업무원가와 자본비용, 목표이익률 등을 더해 신용융자 금리를 산정한다.
기준금리 인상분이 신용융자 금리에 즉각 같은 폭으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증권사마다 기준으로 삼는 시장금리와 조달 구조, 금리 재산정 시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양도성예금증서(CD)와 기업어음(CP),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시장 조달금리가 오르면 신용융자 금리도 순차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조달비용이 상승하면 이를 대출금리에 반영하려는 압력도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현재 신용융자 금리는 이미 높은 수준이다. 삼성증권은 이용 기간과 계좌 유형 등에 따라 연 5.1~9.6%를 적용하고 있으며 우리투자증권도 연 5.5~9.5%의 금리를 책정하고 있다. 31일 이상 자금을 빌리면 연 9.5%의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특히 신용융자는 이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높은 금리 구간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아 금리 상승기에는 장기 차입자의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
◆ 62조원으로 불어난 증권계좌 대출…'빚투'도 역대 최대
금리 인상의 영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증권계좌 대출 규모 자체가 크게 늘어난 상황이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신용거래융자와 예탁증권담보융자를 합친 일평균 잔액은 61조9084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 57조423억원과 비교하면 4조8661억원(8.5%) 증가했다.
이 가운데 실제 주식 매수에 사용되는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35조9418억원으로 전 분기(31조126억원)보다 15.9% 늘어나 전체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증시 상승 과정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자기자금뿐 아니라 증권사에서 빌린 돈까지 활용해 투자 규모를 키웠다는 의미다.
보유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빌리는 예탁증권담보융자는 25조9666억원으로 집계됐다. 생활자금 등 다른 용도로도 활용될 수 있어 전액을 빚투 자금으로 보기는 어렵다. 다만 증권계좌를 기반으로 한 개인투자자의 전체 차입 규모가 62조원에 육박했다는 점에서 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다소 줄었다. 지난달 24일 38조6328억원까지 늘었던 신용융자 잔액은 이달 13일 34조7886억원으로 감소했다. 고점 대비 3조8442억원(약 10%) 줄어든 규모다. 그러나 이달 13일 기준 잔액도 올해 1분기 일평균 잔액보다 12.2% 많은 수준이다. 최근 일부 감소했지만 여전히 많은 개인투자자가 증권사 자금을 활용해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신용융자 잔액 감소가 투자자의 자발적인 상환인지, 주가 하락에 따른 반대매매와 손실 확정 매물 증가에 따른 결과인지는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증시 변동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잔액 감소 자체보다 남아 있는 차입 규모와 투자자의 상환 여력이 더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 금리 오르면 이자도 '쑥'…평가손실·반대매매 '이중고'
기준금리 인상분인 0.25%포인트가 2분기 일평균 증권계좌 대출 61조9084억원에 모두 반영된다고 단순 계산하면 연간 이자 부담은 약 1548억원 증가한다. 신용거래융자 잔액 35조9418억원만 기준으로 계산하면 추가 이자 부담은 연간 약 899억원이다.
개인투자자가 1억원을 빌렸다면 연간 25만원, 3억원을 빌렸다면 75만원의 이자를 추가로 부담하게 된다. 월평균으로 환산하면 1억원 차입자는 약 2만833원, 3억원 차입자는 6만2500원의 비용이 더해지는 셈이다.
기존 신용융자 금리가 연 9%라면 1억원을 빌린 투자자의 연간 이자는 900만원이다. 여기에 금리 인상분이 모두 반영돼 금리가 연 9.25%로 오르면 연간 이자는 925만원으로 늘어난다. 같은 조건에서 3억원을 빌린 투자자의 연간 이자는 2700만원에서 2775만원으로 증가한다.
다만 1548억원은 기준금리 인상분이 신용거래융자와 예탁증권담보융자 금리에 동일하게 반영되고, 올해 2분기 일평균 잔액이 1년간 유지된다는 가정에 따른 단순 추산이다. 실제 부담은 증권사별 금리 조정 폭과 적용 시점, 대출 기간, 상품 구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일부 증권사가 인상 폭을 낮추거나 적용 시점을 늦추면 증가액은 추산치보다 작아질 수 있지만, 반대로 시장 조달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더 가파르게 오르거나 가산금리까지 조정될 경우 투자자의 부담은 증대될 수도 있다.
금리 상승은 이자 부담뿐 아니라 투자 위험도 키운다. 신용융자는 이용 기간이 길수록 금리가 높아지는 구조여서 주가 회복을 기다릴수록 금융비용이 누적된다. 여기에 담보유지비율을 밑돌면 증권사는 추가 담보를 요구하거나 보유 주식을 반대매매할 수 있다. 반대매매 물량이 한꺼번에 출회되면 주가 하락이 다시 담보비율 악화와 추가 반대매매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기준금리 인상이 신용융자 금리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경우 개인투자자들은 평가손실과 이자비용, 반대매매 위험을 동시에 떠안을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증권사들이 신용융자와 예탁증권담보융자 금리를 얼마나, 언제부터 조정할지가 빚투 투자자의 부담을 가를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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