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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김태환 기자] 한국은행이 반도체 경기 호황에 따른 성장세 확대와 수요 측 물가 압력,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대출 증가 등 금융불안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인 2.6%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하면서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8월 연속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향후 회의가 모두 ‘라이브 미팅’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성장과 물가, 금융안정 세 측면 모두 금리 인상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며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는 입수되는 데이터를 토대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한은은 특히 반도체 가격 상승이 수출과 투자 확대를 넘어 국내총소득 증가와 내수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했다.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데 비해 국내총소득(GDI)은 13.2% 늘어난 만큼 소득 증가가 소비와 임금, 수요 측 물가 압력을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음은 신 총재와의 일문일답.
Q. 8월에도 기준금리를 연속해서 인상할 가능성이 있나. 최종금리가 3.5%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통화정책 경로는 사전에 정해 놓고 가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확인해야 할 중요한 데이터가 많기 때문에 한 방향으로 단언할 수 없다. 향후 모든 회의가 ‘라이브 미팅’이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입수되는 자료를 바탕으로 결정하겠다.
Q. 이번 인상의 가장 중요한 배경은 무엇인가.
= 물가와 성장, 금융안정 세 측면을 함께 봤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연료비 등에 직접 영향을 주는 데 그치지 않고 비용 경로를 통해 재화와 서비스 가격 전반으로 확산된다. 이런 간접효과는 약 6개월 시점에 가장 크게 나타나고 1년 이상 지속된다. 현재는 간접효과가 진행 중인 것으로 봐야 한다.
한국은 유럽 등 다른 국가와 달리 성장세도 강화되고 있다. 수출뿐 아니라 투자와 소비도 견조하다. 비용 측면의 물가 압력에 수요 측 압력까지 더해질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Q. 수요 측 물가 압력을 특별히 경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한국경제가 이례적인 상황에 놓여 있다.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교역조건이 크게 개선되면서 국내총소득이 국내총생산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1분기 GDP는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지만 GDI는 13.2% 늘었다. 이런 소득 증가가 일시적인지, 아니면 소비와 투자 등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지를 봐야 한다. 소득 개선이 강하게 현실화하면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도 커질 수 있다. 2021년 코로나19 이후 주요국이 수요 압력을 과소평가한 측면이 있다. 결국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졌고, 이를 제어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들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치면서 물가 안정이 더 어려워졌다. 이런 교훈을 고려할 때 이례적인 상황에서 수요 압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데 금통위 내 공감대가 있다.
Q. 물가가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상당 기간’은 6개월 이상을 의미하나.
= 물가 경로는 통화정책과 무관하게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한국은행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물가 궤적이 달라진다. 적절히 대응한다면 물가가 목표 수준보다 지나치게 오랫동안 높게 유지되지는 않을 것이다. 통화정책은 하루 이틀의 움직임을 보고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긴 시계에서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운용해야 한다.
Q. 추가 금리 인상을 결정할 때 어떤 지표를 중점적으로 보나.
= 다음 주 발표되는 2분기 국민소득 통계를 주의 깊게 보겠다. GDP 성장세가 얼마나 이어졌는지, GDI 증가세가 유지되는지 또는 하향 조정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8월 4일 발표되는 7월 물가도 중요하다. 유가는 다소 하락하겠지만 근원물가와 생활물가를 함께 보겠다. 생활물가는 기대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중요하다.
Q.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얼마나 상향될 수 있나.
= 현재로서는 5월 전망치인 2.6%가 지나치게 낮아졌다. 수출과 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소비도 견조하다. 8월 경제전망에서는 성장률이 상당 폭 상향 조정될 것이다. 성장세가 과거보다 강화됐다는 것은 내부 판단이다. 다만 GDP 갭을 정확히 추정하려면 모형을 다시 돌려야 한다. 아직 작업이 완료되지 않았다. 기존에는 내년 초 GDP 갭이 플러스로 전환할 것으로 봤지만 최근 상황을 보면 전환 시점이 다소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
Q. 기준금리 2.75%는 중립금리와 비교해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인가.
= 중립금리는 경제가 장기 균형 상태에 있을 때 경기를 확장시키지도, 긴축시키지도 않는 금리다. 하나의 점이 아니라 범위로 봐야 한다. 경기가 확장적인 상황이라면 정책금리를 중립금리보다 높게 운용하거나 중립금리 범위의 상단에 둘 수 있다.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와 중립금리 수준은 계속 점검하겠다.
Q. 환율은 금리 결정에 어떤 영향을 줬나.
= 환율은 몇 주 전보다 다소 안정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수입물가는 최근 하락했어도 전년 동기 대비 약 20% 높은 수준이다.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수입물가를 통해 국내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물가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는 환율과 수입물가가 통화정책의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된다.
Q.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대출도 이번 금리 인상의 배경인가.
= 수도권 주택가격은 가격 상승 기대가 지속되는 가운데 소득과 자산 여건이 개선되면서 매수 여력도 확대됐다. 높은 상승세가 이어질 우려가 있다. 금융권 가계대출도 주택 관련 대출과 기타대출이 함께 늘면서 월 8조~9조원대의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과 가계대출은 중요하게 보고 있다. 특히, 통화정책만으로 집값을 잡는 데는 한계가 있다.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은 상호 보완적으로 운용돼야 한다. 거시건전성 정책이 시행되는 가운데 통화정책이 보완적인 역할을 하면 서로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행정적 규제만으로도, 통화정책만으로도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Q. 이번 인상이 한발 늦었다는 지적도 있다. 5월에 올렸어야 하지 않았나.
= 5월에도 금리를 올릴 수 있었다. 다만 당시에는 경제 흐름을 판단할 충분한 데이터가 입수되지 않았고 지금 뚜렷하게 보이는 추세도 당시에는 불확실했다. 여러 상황을 고려해 한 차례 더 데이터를 확인해도 된다고 판단했다. 지금도 그 판단이 잘못됐다고 보지 않는다. 5월 이후 입수된 정보는 성장세가 당시보다 강해졌음을 보여준다.
Q. 금리 인상이 취약차주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
= 취약차주 문제를 면밀히 보고 있다. 이 부분은 정부와 관계 당국 간 정책 조화가 중요하다. 부채가 지속 가능하지 않은 취약계층에는 채무조정 등 지원이 필요할 수 있다. 다만 도덕적 해이 문제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취약차주 지원에는 일률적인 통화정책보다 선별적인 재정정책과 금융정책이 더 적합하다.
Q. 정부의 확장재정과 한국은행의 긴축이 서로 엇박자를 내는 것 아닌가.
= 재정정책이 경제 전반의 성장 여력을 높이는 투자로 이어진다면 반드시 통화정책과 엇박자라고 볼 수 없다. 특히 재정지출이 생산성과 잠재성장률을 높인다면 통화정책과 부합할 수 있다. 재정정책의 성격과 규모, 집행 속도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Q. 수출과 성장은 강하지만 고용은 부진하다.
= 최근 고용지표가 부진한 것은 사실이다. 5월에는 취업자 수가 감소했고 6월에는 증가로 전환했지만 여전히 약한 흐름이다. 장기적으로는 경제구조가 고도화되면서 고용의 중심이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이동하는 구조적 변화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중동 사태와 에너지 가격 불확실성이 석유화학 등 제조업과 건설업의 고용을 제약한 것으로 본다. 앞으로 중동 불확실성이 완화되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용이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
Q. 금리 인상이 증시 하락을 더 키우는 것 아닌가.
= 금리가 주가를 좌우한다는 평가에는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주가에는 글로벌 요인 등 다양한 변수가 영향을 준다. 한국에서는 주가 변동이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연결되는 경로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과거 추정으로는 주식자산 가치가 100만원 증가할 때 소비가 약 1만3,000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효과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크지는 않다. 현재는 주가보다 반도체 가격을 더 중요하게 볼 필요가 있다. 반도체 가격은 교역조건과 GDI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1분기 GDI가 13.2% 증가한 것도 반도체 가격 상승의 영향이 크다. 중요한 것은 반도체 가격 상승이 얼마나 지속되느냐다. AI 산업이 단순한 경기 순환 품목을 넘어 새로운 경제 인프라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어 한국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Q. 금통위원들의 향후 3개월 금리 전망은 어떻게 달라졌나.
= 새로 입수된 정보가 반영된 금통위원들의 전망은 8월 통화정책방향 회의 이후 공개된다. 그 자료를 보면 향후 금리 경로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Q.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은 없나.
= 편입되면 MSCI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 다만 한국 주식시장은 이미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어 추가 유입 규모가 아주 크지는 않을 수 있다. 지수 추종 자금은 비교적 수동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급격히 유출되는 자금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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