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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김태환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년6개월 만에 인상하면서 은행권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되고 이자이익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는 반면, 높은 대출금리에 따른 가계와 기업의 차입 수요 둔화와 연체율 상승 가능성은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 은행 실적은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이익 확대 효과가 대출 성장 둔화와 건전성 부담을 얼마나 상쇄할지가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6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2023년 1월 이후 3년6개월 만의 기준금리 인상이다.
한은은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수출과 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소비도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국내 경제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강화됐다고 판단했다. 물가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대출 증가, 높은 환율 등 금융안정 측면의 위험이 지속된 점도 금리 인상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기준금리 인상은 시장금리와 은행 수신금리에 영향을 미치면서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재산정으로 이어진다. 대출금리가 예금 조달비용보다 빠르게 상승하거나 고금리 예금의 만기 도래로 조달비용 부담이 완화될 경우 은행의 예대금리차와 순이자마진 개선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올해 들어 시장금리가 상승한 가운데 주요 은행의 순이자마진도 반등했다. 올해 1분기 KB국민은행의 NIM은 1.77%로 가장 높았고 신한은행 1.60%, 하나은행 1.58%, 우리은행 1.51%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KB국민·신한·우리은행은 각각 0.02%포인트, 하나은행은 0.06%포인트 상승했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대출자산 수익률 개선과 조달비용 안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은행 잔액기준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5월 2.19%를 저점으로 올해 5월 2.28%까지 상승하며 장기간 이어졌던 하락세에서 반등했다. 코픽스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변동금리 대출의 금리 재산정과 함께 향후 은행 수익성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키움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올해 은행업 이자이익 증가율이 5.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3년간 연간 이자이익 증가율이 2% 안팎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 1분기 은행업 이자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리 상승이 이어질 경우 이자이익 전망치가 추가로 상향 조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이 은행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만 미치는 것은 아니다. 높은 대출금리가 가계와 기업의 차입 수요를 위축시키는 가운데 금융당국과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까지 강화되면서 대출 성장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8조3000억원 증가했다. 증가 폭은 5월의 9조3000억원보다 줄었지만 지난해 같은 달의 6조5000억원을 웃돌았다. 특히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폭은 5월 6조9000억원에서 6월 7조6000억원으로 확대됐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 강도를 높이고 은행들이 대출 한도를 잇달아 축소하고 있어 향후 대출자산 성장세에는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은행들도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0일부터 주택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줄였고, 신한은행은 모기지신용보험 가입을 제한했다. 우리은행은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차주당 1억원,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5000만원으로 제한했으며, 신한은행도 비대면 신용대출의 일별 접수를 제한하고 3000만원 이상 마이너스통장은 만기 연장 시 한도를 최대 20% 감액하고 있다.
금리 상승에 따른 차주의 상환 부담은 이미 건전성 지표에도 일부 반영되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전체 원화대출 연체율은 단순 평균 0.40%로 지난해 말 0.34%보다 0.06%포인트 상승했다. 은행별로는 NH농협은행이 0.55%로 가장 높았고 하나은행 0.39%, 우리은행 0.38%, KB국민은행 0.35%, 신한은행 0.32% 순이었다. 5개 은행 모두 지난해 말보다 연체율이 상승했다.
부실채권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일제히 올랐다. 5대 은행의 NPL 비율 단순 평균은 지난해 말 0.34%에서 올해 1분기 말 0.37%로 상승했다. 은행별로는 NH농협은행이 0.53%, 하나은행 0.37%, KB국민은행 0.34%, 우리은행 0.33%, 신한은행 0.30%를 기록했다.
특히 KB국민은행의 NPL 비율은 한 분기 사이 0.28%에서 0.34%로 0.06%포인트 올랐다. 하나은행은 가계 NPL 비율이 0.28%에서 0.27%로 소폭 하락했지만 기업 NPL 비율이 0.39%에서 0.43%로 상승하면서 전체 NPL 비율이 0.35%에서 0.37%로 높아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은 순이자마진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대출 성장 둔화와 건전성 관리 부담도 함께 커지는 만큼 마냥 호재로만 보기는 어렵다"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하반기에는 NIM 개선 효과와 대손비용 증가 폭이 실적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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