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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국내 전기차 시장 성장을 이끈 대표 브랜드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국면에서도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 등 신기술을 앞세워 존재감을 키웠고 현재 국내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FSD를 둘러싼 안전성과 책임 논란, 배터리 시스템(BMS) 사후 관리(AS) 관련 소비자 불만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전기차 시장을 선도해온 테슬라가 남긴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테슬라가 국내에서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미국산 모델 3·Y 구형 차량까지 적용 대상에 포함되면서 FSD 이용자가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규제당국의 대규모 결함 조사가 진행 중이고 사고 책임을 둘러싼 소송도 이어지고 있어 안전성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구형 자율주행 컴퓨터인 AI3가 탑재된 미국산 모델 3·Y 일부 차량에 'FSD V14 라이트'를 배포하기 시작했다. 신형 AI4 차량에 적용된 최신 FSD 기능을 AI3 환경에 맞게 구현한 소프트웨어다.
국내에서는 미국산 모델 3·Y와 모델 S·X 일부 차량만 FSD를 사용할 수 있다. 국내 판매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산 모델 3·Y는 여전히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미국산 차량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인증 특례를 적용받지만 중국산 차량은 국내 안전기준에 맞춘 별도 인증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테슬라의 국내 판매량은 5만6139대로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모델 Y가 4만3361대, 모델 3가 8861대로 전체 판매량의 92.9%를 차지했다. 최근 판매된 모델 3·Y 대부분이 중국산인 점을 고려하면 FSD 이용 가능 차량은 실제 판매량 대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같은 모델을 구매하고도 생산지에 따라 기능 사용 여부가 달라지는 데 대한 불만도 나오고 있다.
FSD는 이름과 달리 완전자율주행 기술이 아니다. 테슬라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운전자의 적극적인 감독이 필요한 기능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차량이 자율 주행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차량이 차선 변경과 교차로 통과, 신호 인식, 가속·감속 등을 수행하더라도 운전자는 계속 전방 상황을 감시하고 필요하면 즉시 개입해야 한다. 사고가 발생할 경우 책임 역시 기본적으로 운전자에게 있다.
국내 FSD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일반적인 주행 환경에서 높은 완성도를 보인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복잡한 도심 환경 등에서는 운전자 보조 시스템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노면에 적힌 '일방통행' 문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진입을 시도했다거나 공사 구간에서 임시 차선을 혼동했다는 후기가 공유되고 있다. 버스전용차로와 고속도로 분기 구간에서도 운전자 개입이 필요했다거나 비보호 좌회전이 허용되지 않는 구간에서 중앙선을 넘어 좌회전을 시도했다는 사례도 나왔다.
운전자가 언제든 개입할 수 있지만 실제 주행 과정에서 차량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미리 예측하기 어려워 즉각적인 대응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운전자 의도와 무관하게 차선을 잘못 선택하거나 교통법규 위반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테슬라코리아 관계자는 "관련 내용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에 반영하고 있다"며 "FSD는 운전자 감독이 전제되는 레벨2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FSD가 전방 위험 요소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최근 FSD 탑재 테슬라 차량 약 320만대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조사를 엔지니어링 분석 단계로 격상했다.
엔지니어링 분석은 NHTSA 조사 단계 중 가장 높은 수위로 기술적 결함 여부를 확정하기 위한 정밀 검증 절차다. NHTSA는 역광과 안개, 먼지 등 저시야 환경에서 FSD가 위험을 제대로 인식하고 운전자에게 충분히 경고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최근 미국 텍사스주에서는 FSD를 사용하던 테슬라 차량이 주택으로 돌진해 76세 여성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조사 결과 운전자가 사고 직전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운전자 과실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유족들은 테슬라를 상대로도 소송을 제기했다.
차량이 충돌 직전까지 일부 주행 기능을 수행한 만큼 제조사 책임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테슬라는 운전자의 개입으로 FSD의 속도 제어가 해제된 상태였다며 시스템 결함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테슬라는 FSD가 인간 운전자보다 훨씬 안전하다고 주장해왔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FSD가 궁극적으로 인간보다 10배 더 안전해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안전성 통계 산정 방식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는 최근 테슬라가 FSD 사고율을 산정하면서 자사 차량은 에어백이 전개된 중대 사고를 기준으로 집계한 반면 일반 차량은 견인차가 출동한 사고까지 포함한 통계와 비교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가 인용한 분석에 따르면 동일 기준으로 재산출할 경우 테슬라가 주장한 안전성 격차는 인간 운전자 대비 10배 수준에서 약 3배 수준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FSD 학습 데이터 검증 업무를 담당했던 전직 직원 9명 중 7명이 해당 시스템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들은 복잡한 도로 환경에서의 예외 상황 대응 능력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토교통부는 운전자제어보조장치(DCAS) 법제화를 추진하며 고도화된 운전자보조기술의 안전기준 마련에 나섰다. 다만 국토부는 FSD를 DCAS와는 다른 기술 체계로 보고 있어 제도 적용 대상에서는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항구 평택대 특임교수는 "기술 발전 과정에서 일정 수준의 리스크를 안고 가는 측면이 있지만 그만큼 운전자 교육과 안전성 검증이 중요하다"며 "기술 도입과 함께 안전 기준과 책임 체계도 지속적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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