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시 1호 명예시민, 패트릭 쇼벨이 전하는 오월

5·18 사진 635점 광주에 기증
전남광주시 첫 명예시민증 받아


1980년 5월 광주의 참상을 세계에 알린 프랑스 출신 기자 패트릭 쇼벨(왼쪽)이 23일 오후 전남광주 동구 5·18기록관에서 열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1호 명예시민증 수여식과 특강에 참석해 5·18 당시 찍은 사진을 설명하고 있다. 슬라이드 속 사진은 5·18 최후항전 당시 전일빌딩에서 계엄군에 붙잡힌 전일방송 직원들의 모습. /뉴시스

[더팩트ㅣ전남광주=조효근 기자] 1980년 5월 광주의 참상을 세계에 알린 프랑스 사진기자 패트릭 쇼벨이 당시 계엄군 진압 현장에서 마주한 희생자들을 떠올리며 사진이 지닌 기록의 힘을 강조했다.

쇼벨은 23일 전남광주시 동구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열린 특별강연에서 "사진 속 인물은 세상을 떠났지만 기억 속에서는 영원히 살아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이날 5·18 당시 촬영한 사진을 시민들에게 직접 설명하고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첫 명예시민증을 받았다.

1949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난 쇼벨은 베트남전과 이라크전 등 세계 분쟁 현장을 취재한 프리랜서 사진기자다.

그는 1980년 5월 23일 고립된 광주에 들어와 27일 새벽 전남도청 진압작전까지 시민들의 항쟁과 계엄군의 폭력을 카메라에 담았다. 사진은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등을 통해 해외에 소개됐다.

쇼벨은 최근 자신이 보관해 온 5·18 관련 사진 635점을 조건 없이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 기증했다.

사진에는 최후 항전지인 전남도청에 남았던 윤상원 시민군 대변인의 마지막 모습과 계엄군에 연행되는 시민, 행방불명 어린이들의 흔적 등이 담겼다.

5월 27일 YMCA 앞 도로에서 피를 흘리며 도움을 요청했던 고 김종연 씨의 모습도 포함됐다.

쇼벨은 당시 전일빌딩에서 김 씨를 발견했지만 탱크가 지나가는 금남로를 건너지 못해 구조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름을 알지 못했던 청년이 도와달라고 손짓하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며 "뒤늦게 다가갔을 때는 이미 숨진 뒤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광주를 생각할 때마다 그 청년이 떠오른다"며 사진이 희생자를 기억하고 역사를 증언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기증 사진에는 도청 앞 운구 행렬 주변에 있던 7세 어린이와 계엄군에 끌려가던 9세 어린이 등 5·18 당시 행방불명된 어린이들의 모습도 남아 있다.

쇼벨은 앞서 "이 사진들은 내 것이 아니라 광주시민의 사진"이라며 "역사의 한 부분을 공유하고 기억을 지키는 일에 참여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기증 소회를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쇼벨의 특별강연에 이어 그가 촬영한 사진 속 인물의 유족들과 만나는 자리도 마련됐다.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은 기증 사진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전시·연구·교육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bbb25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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