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순천교육지원청 '내 고장 순천 바로 알기'…학생들, 길 위에서 지역 역사 배워

12월까지 학교별 '2026 순천문화역사 체험활동'
민주·평화·독립·문학 현장 속 살아 있는 역사교육


전남광주시 순천교육지원청이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학생들의 삶과 연결하는 체험 중심 역사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순천대박물관 모습. /순천교육지원청

[더팩트 l 순천=김영신 기자] 전남광주시 순천 지역 중학생들이 지역 곳곳에 숨겨진 역사와 문화를 직접 찾아 나선다.

순천교육지원청은 22개 중학교 101개 학급, 학생 2765명을 대상으로 '2026 순천문화역사 체험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내 고장 순천 바로 알기' 사업으로 진행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2019년부터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학생들의 삶과 연결하는 체험 중심 역사교육이다. 학생들이 지역의 여러 공간 속에서 역사의 의미를 발견하고, 지역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지난 4월에 시작한 올해 체험활동은 오는 12월까지 학교별 일정에 따라 진행된다. 학생들은 △민주주의의 길 △평화와 통일의 길 △자주독립의 길 △근대도시의 길 △전통문화의 길 △문학의 길 등 테마별로 정해진 순천시 곳곳의 역사 현장을 걸으며 몰랐던 지역의 이야기를 알게 된다.

◇여순10·19부터 문학까지…순천의 시간을 걷는 역사 수업

학생들은 단순한 답사를 넘어 지역의 굵직한 역사 현장을 만난다.

'민주주의의 길'에서는 순천대학교 민주광장과 매곡동성당, 5·18 김영철 열사 생가 등을 통해 민주주의의 가치를 배우고, '평화와 통일의 길'에서는 여순항쟁탑과 여순10·19평화공원 등을 찾아 지역 현대사의 아픔과 화해의 의미를 되새긴다.

'자주독립의 길'에서는 항일운동 관련 장소를 찾아 나라를 지키기 위해 희생한 선조들의 발자취를 살피며, '근대도시의 길'에서는 철도관사마을과 근대문화 공간을 통해 순천이 근대도시로 성장해 온 과정을 배운다.

'전통문화의 길'에서는 순천향교와 낙안읍성 등 전통문화 공간을, '문학의 길'에서는 순천문학관과 태백산맥문학관 등을 찾아 순천이 품은 문화적 자산을 만난다.

학생들이 민주주의의 길, 평화와 통일의 길, 자주독립의 길, 근대도시의 길, 전통문화의 길, 문학의 길 등 테마별로 정해진 순천시 곳곳의 역사 현장을 걸으며 몰랐던 지역의 이야기를 알아가고 있다. 사진은 옥천서원. /순천교육지원청

◇지역 역사는 지역민의 목소리로 배워야

이번 프로그램이 특별한 이유는 지역 전문가들이 직접 교육 과정에 참여한다는 점이다. 순천교육지원청은 지역 문화역사 전문가와 현직 교사, 퇴직 교사 등으로 구성된 지원단을 운영, 체험 자료 개발, 현장 자문, 강사 역량 강화 등을 지원한다.

특히 중·고등학교에서 역사를 직접 가르쳤던 박병섭·문병빈 전 교사 등 역사교육 전문가들이 강사로 참여해 학생들의 답사를 진행, 순천시의 역사를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깊이 있게 전달하고 있다.

김진환 승주중학교 교사는 순천문화역사 체험활동 집필을 돕고, 장병호·배석만·조경순·이서호·민서현 등 퇴직 교사와 지역 활동가들은 체험활동 자문을 맡아 학생들의 순조로운 역사기행을 돕고 있다.

박병섭 강사(전 순천문화재단 이사, 전 고교 역사교사)는 '걸으면서 배우는 순천'을 집필했다. 박 강사는 "지역의 역사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매일 지나가는 거리와 공간 속에 살아 있다"며 "현장을 직접 보고 느끼는 경험이 지역에 대한 자긍심과 올바른 역사 인식을 키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사단을 총괄하는 문병빈 강사(전 중·고교 역사교사)는 "역사교육은 단순히 사건과 연도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 일이 일어났고 우리가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지를 생각하는 과정"이라며 "순천의 이야기를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철도관사마을 안내문. /김영신 기자

◇학생들이 만나는 '살아있는 순천'

체험에 참여하는 학생들도 교실 밖 역사 수업에 대한 관심이 예사롭지 않다.

한 학생은 "평소 지나가던 장소에 이렇게 많은 역사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것을 몰랐다"며 "직접 가서 보고 설명을 들으면 책에서 배울 때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순천교육지원청은 학생들이 체험 전 사전 학습을 하고, 현장 체험 후에는 활동지를 활용해 배운 내용을 정리할 수 있도록 교육 자료도 함께 제공한다.

김신규 순천교육지원청 교육장은 "지역의 역사를 이해하는 것은 학생들이 자신이 살아가는 공간의 의미를 발견하는 과정"이라며 "순천만의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미래 세대가 지역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 역사교육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내고장 순천 바로 알기'는 지역의 과거를 현재의 교육과 연결하고, 학생들이 순천이라는 공간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살아있는 역사 교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bbb25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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