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발표 하루 앞둔 SK하이닉스…"막차 탈까" 개미들 셈법 분주

28일 장중 10%대 급락·ADR도 공모가 하회
5조원대 신용융자…'물타기'냐 관망이냐


SK하이닉스는 오는 29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더팩트 DB

[더팩트|윤정원 기자] SK하이닉스가 2분기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두고 장중 10% 넘게 급락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낙폭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할지, 실적과 하반기 전망을 확인한 뒤 움직일지를 두고 셈법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2분기 실적뿐 아니라 하반기 수익성에 대한 회사의 자신감이 확인돼야 주가 반등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 실적 전날 10% 급락…개미들 '물타기' 나설까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28일 오전 10시 5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0.68%(19만4000원) 내린 162만2000원을 호가하고 있다. 전날에는 3.24% 오른 181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하루 만에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며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거래량도 빠르게 늘었다. 같은 시각 거래량은 566만2679주로, 지난 27일 하루 전체 거래량인 656만4447주의 86.3%에 달했다. 개장 후 1시간여 만에 전날 거래량 대부분이 소화되면서 실적 발표를 앞두고 매수와 매도가 강하게 맞붙는 흐름을 보였다.

개인투자자들은 추가 매수와 관망 사이에서 선택을 고민하고 있다. 하루 만에 주가가 19만원 넘게 떨어지면서 매수 단가는 낮아졌지만,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둔 시점의 매수는 사실상 어닝 서프라이즈와 향후 전망에 베팅하는 성격이 강하다. 기존 보유자는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기 위한 '물타기'를 검토할 수 있고, 신규 투자자는 급락 흐름이 진정되는지를 지켜본 뒤 진입 시점을 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 시장에서도 투자심리는 먼저 위축된 바 있다. SK하이닉스 주식예탁증서(ADR)는 27일(현지시간) 나스닥에서 전 거래일 대비 7.47%(11.55달러) 내린 143.0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0일 상장 당시 공모가인 149달러도 밑돌면서 국내외 주가가 실적 발표를 앞두고 동시에 약세를 나타냈다.

ADR과 국내 본주의 동반 하락은 실적 기대가 재조정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상장 초기에는 미국 투자자의 접근성 확대와 글로벌 반도체 기업으로서의 재평가 가능성이 부각됐지만, 실적 발표가 가까워지면서 기대보다 실제 수익성과 향후 전망을 확인하려는 심리가 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최근의 주가 조정은 2분기 실적 기대와 ADR 상장에 따른 수급적 기대가 되돌려지는 과정에서 다소 격하게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미래에셋증권은 D램과 낸드 평균판매가격 전망을 낮추면서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70조7000억원에서 62조300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신용 자금이 5조원 넘게 남아 있다는 점도 개인투자자의 판단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지난 27일 결제일 기준 SK하이닉스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5조1125억8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신용융자 잔고 수량은 331만8929주, 잔고율은 0.45%였다.

신용융자는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거래다. 주가가 오르면 수익이 확대되지만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손실과 이자 부담도 함께 커진다. SK하이닉스는 주당 가격이 높은 종목인 만큼 잔고 금액만으로 투자 과열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잔고율이 0.45%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실적 발표 이후 주가 변동폭이 커지면 신용 투자자의 대응도 빨라질 수 있다.

◆ 영업익 64조원 기대…관건은 하반기 가이던스

SK하이닉스는 오는 29일 오전 9시 2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지난 25일 기준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4조23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7.2% 증가한 수준이다.

시장 전망대로라면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에 이어 다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게 된다.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에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 확대가 더해지면서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상 최대 실적 전망은 이미 시장에 널리 알려진 재료다. 이에 따라 발표 당일 주가의 방향은 이익 규모 자체보다 시장 예상과의 차이, 하반기에도 현재의 수익성을 이어갈 수 있는지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실적이 컨센서스에 부합하더라도 향후 전망이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투자자의 반응은 제한적일 수 있다.

증권가도 2분기 숫자보다 실적 발표 이후 제시될 하반기 전망에 주목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 장기공급계약(LTA)과 메모리 수요, 수익성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빅테크의 인공지능(AI) 설비투자 확대가 실제 매출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도 핵심 점검 대상으로 꼽았다.

3분기 D램과 낸드 가격 흐름, HBM4 출하 일정, 장기공급계약 확대 여부 역시 주요 관전 포인트다. 회사가 메모리 가격과 HBM 수요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구체적인 공급 계획까지 제시할 경우 2분기 호실적의 지속 가능성을 뒷받침할 수 있다.

개인투자자들에게는 28일의 낙폭보다 29일 공개될 실적의 질과 컨퍼런스콜 내용이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단기 급락에 따른 가격 매력과 하반기 실적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따져야 하는 시점이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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