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절차 대수술에 사건 지연 우려…'공소기각 논란' 불씨

검찰 직접 보완수사 폐지·공소기각 사유 확대
경찰로 사건 왕복 불가피…후속 입법 과제로


2025년도 하반기 신임검사 임관식이 1일 오전 경기 과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가운데 신규 임용 검사들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당부말씀을 듣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음. /과천=임영무 기자

[더팩트 | 김해인 기자]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형사사법 체계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현실이 됐다.

검찰은 앞으로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서 미진한 부분을 직접 보완수사할 수 없게 되고,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사건을 처리하게 된다. 법조계에서는 사건 처리 절차가 늘어나면서 수사 지연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권 폐지와 공소기각 사유 확대를 뼈대로 한다. 국민이 검사에게 직접 고소·고발장을 제출할 수 있는 절차를 폐지하는 내용도 담겼다.

개정안의 핵심은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권 폐지다. 현행법상 검사는 경찰 송치 사건에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피의자·참고인 조사나 압수수색 등을 통해 직접 증거를 보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없고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한 뒤 그 결과를 다시 송부받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에 따라 검찰이 사건 기록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추가 진술 확보나 압수수색 등 증거 보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더라도 직접 보완수사를 진행할 수 없게 된다.

국민이 검사에게 직접 고소·고발장을 제출할 수 있는 절차도 폐지된다. 앞으로는 경찰에 고소·고발장을 제출해야 한다.

경찰의 보완수사 요구 이행 의무도 강화됐다. 경찰은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1개월 안에 이행하고 결과를 알려야 한다. 필요한 경우 1개월 범위에서 한 차례 연장할 수 있다.

다만 보완수사 요구와 재송치가 반복될 경우 사건이 검찰과 경찰을 오가는 이른바 '핑퐁'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새 제도가 안착하기 전까지는 사건 처리 지연을 막기 위한 운영 기준 마련이 과제로 꼽힌다.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형사사법 체계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됐다. /더팩트 DB

형사재판 절차에도 변화가 생긴다. 개정안은 기존 공소기각 사유에 더해 '중대한 위법수사'에 기초한 공소 제기와 검사의 '소추재량권 현저한 일탈'을 새로운 공소기각 사유로 추가했다.

기존에는 공소제기 절차가 법률 규정을 위반해 무효인 경우 등에 한해 공소기각이 가능했지만, 적용 범위가 확대된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법원은 일정한 요건 아래 실체 판단에 앞서 공소를 기각할 수 있게 된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중대한 위법수사'와 '소추재량권 현저한 일탈'의 판단 기준이 법률에 구체적으로 규정되지 않은 만큼 향후 재판 과정에서 관련 규정의 해석과 적용 범위를 둘러싼 다툼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도 최근 입장문을 내고 "최근 다수의 사안에서 확인되고 있는 바와 같이, 1차 수사기관의 수사 내용에 대한 검사의 실효적인 점검·보완·시정 기능이 사라진다면, 진실은 은폐되고 대한민국의 형사사법 체계는 무너질 것"이라며 "피해는 누구보다 국가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국민들께서 부담하시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특히, 다수의 국민들께서 검사에 의한 보완수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고, 법조계, 여성·피해자단체 등 사회 각계에서도 지속적인 우려를 표출하고있는 상황"이라며 "국민들께서 생각하시는 '제도개혁'이 단순히 검찰의 권한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범죄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방향으로 이뤄져야하는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으로 2022년 이른바 '검수완박' 입법 이후에도 유지돼 온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권도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다만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 설치 등 후속 검찰개혁 입법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경찰과 검찰 간 사건 처리 절차, 보완수사 운영 방식, 공소기각 규정의 적용 기준 등을 둘러싼 후속 입법과 실무 정비가 제도 안착의 과제로 남게 됐다.

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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