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최저 건보료 두 배 인상 논란···"정부 법정지원 준수부터"

반발에 정부 결정 연기, 추가 논의
정부 법정 지원율 매번 어겨, 초고소득층 상한선 문제도
월급외 소득 공제 축소도 개선 제기


지난 6월 2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월드컵 경기를 보고 있다. /송호영 기자

[더팩트ㅣ이준영 기자] 저소득층 건강보험 최저 보험료를 두 배 이상 높이는 정책 방향에 반발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법에서 정한 건강보험 정부 지원금 비율을 매번 지키지 않는 상황에서 고물가로 생활고를 겪는 저소득층 보험료를 높이는 것은 부적절하단 목소리다.

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당초 지난달 30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저소득 직장가입자 최저 건강보험료 인상 등이 담긴 '건강보험 보장 혁신방안'을 심의, 의결하려했으나 하루 전 회의를 취소했다. 건강보험 보장 혁신방안에는 저소득층 최저 보험료 인상 방안 외에도 초고소득층 건보료 상한선 상향과 직장가입자의 월급 외 이자·배당·임대·사업 소득 공제액 현행 2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낮추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는 건보료 부과 체계 공정성을 높이겠다며 이같은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 목적도 있다.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지출 증가와 2024년부터 18개월 지속된 의정갈등 당시 전공의 집단 사직에 따른 의료공백을 막기 위한 조치에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면서 건강보험 재정 고갈 위기 우려가 있다.

정부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회의 하루 전 돌연 취소한 것은 건보료 부과 체계 개편에 반발이 컸기 때문이다.

특히 저소득층 최저 보험료를 두 배 가까이 높이는 방향에 대한 반발이 크다. 직장가입자의 최저 본인 부담 보험료를 현재 월 1만80원에서 2만2260원으로 높이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료 하한선 조정 대상은 직장가입자 하위 1.0%(19만3000명), 지역가입자 하위 50.7%(486만 가구)다. 이를 통해 건보 수입은 연간 1417억원 늘어난다.

참여연대, 보건의료시민단체, 노조로 구성된 무상의료운동본부 김재한 국장은 "고물가와 고유가로 고통받는 저소득층 건보료를 높이면 저소득층이 더 힘들어진다"며 "국가가 법에서 정한 법정지원율을 한차례도 지키지 않고 있고, 초고소득층 보험료 상한선을 둬 재벌들도 상한선까지만 내면되는 상황에서 건보 재정을 위해 저소득층 보험료를 두 배 높이는 것은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하는 억강부약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는 직장가입자 월 건강보험료 상한선을 현행 459만원에서 612만원으로 인상을 추진하고 있지만 소득이 아무리 높아도 일정 금액 이상 내지 않는 상한선이 있다.

역대 정부는 건강보험 법정지원율을 한 차례도 지키지 않았다. 국고지원 누적 미지급 금액은 2015∼2024년 10년 간 18조4753억원에 달한다. 정부는 법에 따라 해당 연도 건강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20%에 상당하는 금액을 지원해야 한다. 14%는 국고(일반회계)에서, 6%는 담배부담금으로 조성한 국민건강증진기금으로 지원해야 하지만 예상 수입액을 실제 수익보다 적게 추정하는 방식으로 법정 비율보다 항상 적게 지원했다. 건강증진기금에서 지원하는 금액이 당해 담배부담금 예상수입액의 65%를 넘을 수 없다는 단서조항도 지원액 축소로 작용했다.

이재명 정부도 지난해 9월 국정과제를 발표하면서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를 위해 국고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오히려 윤석열 정부 때 정한 지난해 지원 비율 14.4%보다 줄었다. 올해 건강보험 정부 지원금은 12조7171억원으로 예상 수입액의 14.2% 수준이다. 반면 올해 국민들이 내는 건강보험료율은 1.48% 올렸다.

월급 외 소득에 매기는 건보료 인상 방안에 대해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된다. 정부는 지역가입자와 달리 직장가입자에만 적용하는 공제 혜택을 줄여 공정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에 김재한 국장은 "월급 외 소득 공제 축소는 맞는 방향이지만 기존 소득이 부족해 어쩔수 없이 추가로 일이나 사업을 하는 부분까지 공제를 축소하는 것은 재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건보료 부과 방식에 대한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개편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반발이 있어 다시 의견 수렴을 하려고 한다"며 "의견수렴을 언제 마무리 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결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lovehop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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