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전격전' 주문에…삼성전자·SK하이닉스 지방 투자 빨라지나

반도체특별법 시행…기반시설 국비 지원 근거
광주 군공항 국가산단…2030년 생산 목표


지난 6월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부터), 이재명 대통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더팩트|우지수 기자]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의 선결 조건으로 꼽힌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국비 지원 근거를 담은 반도체특별법이 시행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남·충청권에 예고한 반도체 투자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11일 시행된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과 시행령은 클러스터 인프라 지원을 제도로 담았다. 산업기반시설 조성·운영 비용은 총사업비의 50% 이상 100% 이하 범위에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한다. 클러스터 지정 때는 수도권 외 지역을 우선 고려한다.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는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가 설치되고, 산업통상부에는 국장급 조직인 반도체혁신성장지원단이 꾸려진다.

정부는 지난 6월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서남권 800조원, 충청권 81조원 규모 반도체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서남권에는 두 회사가 메모리 전공정 팹을 각각 2기씩 모두 4기 짓는다. 충청권에서는 삼성전자가 온양·천안에 신규 고대역폭메모리(HBM) 팹을, SK하이닉스가 청주에 HBM 패키징 라인을 구축한다.

이튿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는 세부 계획이 나왔다.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은 "전력·용수 등 필수 인프라와 인력 확보, 정주 여건, 인센티브가 기대되는 광주를 후보지로 계획 중"이라며 "모든 여건이 마련되면 광주에 400조원을 투자해 팹 2기를 건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서남권 400조원 투자 계획을 밝히며 "용인 클러스터만으로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워 새로운 반도체 클러스터가 필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남·충청권 반도체 투자 계획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더팩트 DB

정부는 이행 속도를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태도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일 '메가프로젝트 제2차 민관합동 점검회의'에서 "속도전을 넘어 전격전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라며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경우에는 일본 구마모토에 못지않은 속도로 신속하게 집행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방부에 "2028년 중순까지 광주기지 기능을 다른 군 공항으로 임시 배치해서 광주 군 공항 부지가 반도체 산업단지로 조기에 활용될 수 있게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절차 단축도 진행 중이다. 두 회사가 서남권 팹을 세울 광주 군공항 부지 일원 826만㎡는 지난달 29일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지정됐고, 다음 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예비사업시행자로 선정됐다. 산업통상부는 호남권 2030~2031년 생산을 목표로 연내 사업시행자 선정과 클러스터 지정을 마칠 방침이다.

다만 계획대로 삽을 뜰 수 있을지를 두고는 신중론이 이어진다. 부지 활용의 관건인 군공항 이전은 지난달 28일 예정됐던 이전 후보지 제2차 선정위원회가 무안군 불참 통보로 연기됐고, 국방부는 차기 일정을 미정이라고 밝혔다. 무안군은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국제공항 선 이전과 1조원 규모 지원 등 3대 선결조건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군 기능 임시 배치와 산단 조성을 병행한다는 구상이다.

인프라와 생태계를 둘러싼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23일 임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광주 지역구 의원 8명이 공동 주최한 국회 정책토론회에서는 전력 공급량보다 송전선로 구축 속도가 최대 변수로 꼽혔다. 삼성전자 사장 출신인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6월 30일 팹리스와 소재·부품·장비 업체가 판교 등 수도권에 밀집한 점을 들어 호남 산단이 조성되면 물류비가 늘고 신속한 기술 지원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4일 "반도체산업의 국가적 지원체계를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된 만큼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주요 정책 과제들을 조속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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