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고발 사건 석 달 내 끝내라는데…현장에선 "부실수사 우려"

개정 형소법에 고소·고발 사건 3개월 처리기한 규정
사건 기피에, 부실수사 우려…제재 규정도 없어 '한계'


18일 경찰청에 따르면 개정 형소법 제238조는 경찰이 고소·고발 사건을 수리한 날부터 3개월 이내 수사를 완료해 송치 여부를 결정하도록 규정했다. 사진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김영봉 기자

[더팩트ㅣ김영봉 기자]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오는 10월2일부터 경찰은 고소·고발 사건 접수 이후 3개월 내 수사를 마쳐 송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신속한 사건 처리를 뒷받침하려는 취지다. 하지만 사건마다 특성이 다른 상황에서 일률적 기한 설정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우려와 함께 수사의 완결성이나 신뢰성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경찰청에 따르면 개정 형소법 제238조는 경찰이 고소·고발 사건을 수리한 날부터 3개월 이내 수사를 완료해 송치 여부를 결정하도록 규정했다. 현행 '신속히 조사' 문구를 '수리한 날부터 3개월 이내'로 바꿔 수사 완료 시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기존에도 경찰수사규칙에 같은 내용이 있었지만, 수사 지연 방지 및 신속한 처리를 위해 행정안전부령에 있던 처리기한을 형소법에 명문화했다.

경찰이 보유한 6개월 이상 장기사건은 지난 2022년 4만3633건(11.4%)에서 2023년 3만1512건(7.6%), 2024년 2만7760건(6.3%)으로 줄었다. 지난해는 2만7789건(6.4%), 올해는 7월 말 기준 2만2748건(5.6%)으로 여전히 연간 2만건을 웃돈다.

다만 현장에서는 3개월 처리기한 설정으로 업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피해자가 많거나 계좌 추적, 디지털포렌식 등이 필요한 경제·사이버범죄 등 사건은 규모에 따라 수개월 이상 수사가 이어질 수 있어 일률적 기한 적용이 쉽지 않다는 목소리다.

18일 경찰청에 따르면 개정 형소법 제238조는 경찰이 고소·고발 사건을 수리한 날부터 3개월 이내 수사를 완료해 송치 여부를 결정하도록 규정했다. /김영봉 기자

일선 경찰서 수사부서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신속한 사건 처리라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모든 고소·고발 사건의 처리기한을 3개월로 정한 것은 현실과 괴리가 있다"며 "사기·횡령이나 사이버범죄처럼 사실관계가 복잡한 경우 수사가 3개월을 넘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관은 "처리기한이 형소법에 명시되면 일선에서는 이를 맞춰야 한다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처리기간이 업무평가 등에 반영될 경우 사건을 서둘러 종결하면서 오히려 부실수사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도 한목소리로 일률적 기한 설정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이근우 가천대 법학과 교수(한국형사소송법학회장)는 "범죄 유형과 사건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3개월로 정한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평가에 반영까지 될 경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제범죄나 복잡한 사건을 기피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3개월 처리기한을 넘겼을 때 이를 강제할 수단이 없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경찰수사규칙은 3개월 내 수사를 마치지 못하면 그 이유를 소속 수사부서장에게 보고하고 수사기간 연장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개정 형소법에는 제재 규정이 빠졌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국민 입장에서는 법에 3개월이라고 명시됐으니 그 안에 사건이 처리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지만, 실제로 기한을 넘겨도 이를 강제할 수단은 없다"며 "이번 규정 역시 선언적 의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본다"고 꼬집었다.

kyb@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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