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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부산=손연우 기자]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나선 '팬스타 아크로(PANSTAR ACRO)호'가 출항 이틀째인 23일 동해를 지나 순항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팬스타그룹에 따르면 팬스타 아크로호는 전날 오후 9시 25분쯤 부산항 신항을 출발해 약 45일간의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들어갔다. 국적 선사가 운영하는 컨테이너선이 북극항로를 이용해 유럽을 왕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박자동식별시스템(AIS) 자료에 따르면 아크로호는 이날 오후 1시 31분쯤 독도에서 북쪽으로 약 31㎞ 떨어진 해상을 지났고 현재 북동쪽 영국 펠릭스토우 방향으로 항해하고 있다.
아크로호에는 화학제품과 중고차, 자동차부품 등 수출 화물 737TEU(1TEU는 6m길이 컨테이너 1개)와 공컨테이너 202TEU 등 총 939TEU가 실렸다.
이 선박은 오는 30일쯤 북극 해역에 진입해 약 6400㎞를 8일 정도 운항한 뒤 다음 달 7일쯤 북극 해역을 빠져나올 예정이다. 이어 9일 영국 펠릭스토우에 도착한 뒤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이동하고, 귀항길에는 폴란드 그단스크에 기항한다.
신항 복귀 시점은 오는 10월 5일쯤로 예상된다. 귀항할 때는 화주 소유의 공컨테이너 1300TEU와 팬스타그룹이 자체 확보한 수입 화물이 실린다. 팬스타 측은 유럽행뿐만 아니라 부산으로 돌아오는 복항 물량까지 운송해 북극항로를 활용한 왕복 노선의 물류 수요를 확인한다.

팬스타그룹은 부산∼로테르담 구간에서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수에즈운하를 거치는 기존 항로보다 운항 거리는 약 35%, 운항 기간은 약 10일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항차에서는 약 30%의 연료비 절감을 목표로 실제 운항 거리와 소요 시간, 연료 소비량, 운항비용, 화물 운송 실적 등을 분석해 경제성과 정시성을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아크로호에는 승무원 20명이 탑승했다. 선장과 기관장, 기관부 핵심 사관은 모두 내국인 해기사로 구성했으며, 1등 항해사는 극지 운항 경험이 있는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의 현직 항해사가 맡아 선장을 보좌한다.
한국선급 유럽지역본부장을 지낸 팬스타엔터프라이즈 조선해양사업 부문 권재근 대표도 직접 승선했다. 권 대표는 저온 환경에서의 기관 운용과 선체 움직임, 연료 소비 특성 등을 측정하며, 팬스타그룹은 이를 극지 운항 선박 설계와 친환경 설비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선박과 극지 해기사 확보, 승무원 교육, 항로 설계 등 운항 준비 전 과정의 노하우도 축적한다.
김현겸 팬스타그룹 회장은 "대한민국 컨테이너선의 첫 시범운항인 만큼 안전을 최우선으로 무사히 돌아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운항 경험과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북극항로 정기 서비스 구축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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