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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공주=김형중 기자] 국립공주대와 충남대의 통합 추진 과정에서 국립공주대 통합추진위원 4명이 찬반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회의장을 나왔다.
이들은 "대학의 미래를 결정할 중대한 사안을 충분히 알지 못하고 검토하지 못한 상태에서 표결하는 것은 오히려 무책임하다"며 제3차 통합추진위원회 결정사항에 대한 재심의를 요구했다.
박지훈·김홍수·이미진·이지우 위원은 26일 세종시 공동캠퍼스에서 공동 입장문을 내고 "오늘 국립공주대와 충남대 간 통합신청서 찬·반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통합추진위원회 회의장을 나왔다"며 "쉽게 내린 결정이 아니지만 충분히 알지 못하고 충분히 검토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학의 미래를 결정하는 표결에 참여하는 것이 더 무책임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퇴장이 통합 추진에 대한 책임 회피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통합추진위원으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교명·법적 소재지 등 중대 안건, 사전 고지·자료 부족"
이들이 가장 문제 삼은 것은 지난 13일 열린 제3차 통합추진위원회의 의사결정 과정이다. 당시 회의에서는 통합대학의 교명과 법적 소재지, 본부 운영 및 거버넌스 등 향후 대학의 구조와 정체성에 직결되는 사안이 심의·의결됐다.
그러나 이들은 회의 개최 공문에 안건이 '양교 통합 관련 주요 쟁점 사항 논의 등'으로만 제시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실제 회의에서는 교명과 법적 소재지, 본부·거버넌스 등 통합대학의 근간을 결정하는 사항이 심의·의결됐다"며 "단순한 논의와 대학의 미래를 구속하는 의결은 결코 같은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중대한 결정을 위한 구체적인 심의자료와 비교·분석 자료도 충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왜 통합대학의 교명이 '충남대학교'여야 하는지, 왜 법적 소재지가 '대전'이어야 하는지, 이 같은 선택이 국립공주대의 법적·행정적 지위와 각 캠퍼스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충분한 비교와 분석이 선행됐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이어 "장점과 위험, 기회와 손실을 함께 검토한 뒤 결정했어야 하지만 당시 회의자료만으로는 충분한 판단이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중요한 것은 나중에 결정하면서 지금 찬반부터 묻나"
이들은 이날 열린 통합추진위원회에서도 구성원들이 통합 여부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핵심 사항이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대학본부 운영 방식과 캠퍼스별 기능·위상, 유사·중복학과 조정 원칙, 학생의 학습권, 교직원의 신분과 근무 여건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오늘 회의에서도 구성원의 판단에 중요한 사항에 대해 '추후 결정하겠다', '통합 이후 이행계획에 담겠다'는 취지의 답변이 반복됐다"며 "정작 중요한 사항은 나중에 정하겠다고 하면서 지금 찬반부터 결정해 달라고 하는 것은 순서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
200여 쪽에 달하는 통합신청서를 지정된 장소에서 열람하게 하고 설명회와 공청회를 개최한 것만으로는 구성원들이 통합의 실체와 영향을 충분히 파악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도 내놨다.
이들은 "구성원들이 내용을 충분히 알고, 묻고, 답을 들은 뒤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며 "대학의 미래를 결정하는 투표라면 최소한 무엇에 찬성하고 무엇에 반대하는지는 분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 자체 반대 아니다…'통합을 위한 통합'은 안 돼"
4명의 위원은 자신들의 문제 제기가 통합 자체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대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들은 "어느 한 대학의 희생을 전제로 한 통합, 어느 한쪽의 필요에 따라 다른 한쪽이 따라가는 통합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두 대학의 역사와 정체성이 존중되고 각 캠퍼스의 강점과 미래가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학생·교수·직원·조교 누구도 통합이라는 이름 아래 소외되거나 불합리한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무엇보다 국립공주대 구성원들이 '이 통합을 통해 우리 대학의 미래가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양 대학 본부에 4가지 요구
이들은 양 대학 본부에 △제3차 통합위원회 결정사항 재심의 △통합신청서 핵심 내용의 구성원 공개·설명 △문제 해소 때까지 구성원 찬반투표 유보 △충분한 검증 이후 민주적 투표 실시 등을 요구했다.
특히 통합신청서 찬반투표와 관련해서는 교수·직원·조교·학생 등 모든 구성원 주체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글로컬사업 선정 단계에서는 특정 구성원 주체를 배척하는 비민주적 찬반투표를 진행했다"며 "통합신청 찬반투표는 대학평의원회에서 교수, 직원, 조교, 학생 등 모든 구성원 주체의 찬성을 전체로 하고, 각 구성원의 3분의 2 이상 투표와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통합 가결을 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속도보다 절차…표결보다 신뢰가 먼저"
이들은 마지막으로 "오늘 표결장을 떠났지만 대학의 미래에 대한 책임에서 떠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학의 미래는 한번 결정하면 쉽게 되돌릴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확인해야 할 것은 확인하고 잘못된 것이 있다면 지금 바로잡아야 한다"며 "속도가 통합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절차를 잃으면 신뢰를 잃고, 신뢰를 잃은 통합은 결국 더 큰 갈등을 남길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 대학 본부를 향해 "지금이라도 다시 확인하고 문제가 있다면 바로잡아 달라"며 "구성원들이 충분히 알고 판단할 수 있게 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것은 통합을 막기 위한 요구가 아니다. 우리 대학의 미래를 충분한 검토와 검증 없이 성급하게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절박한 요구"라며 "속도보다 절차가 먼저이고, 표결보다 신뢰가 먼저"라고 거듭 강조했다.
tfcc202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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